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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11>눈에 보이지 않는 예술의 자생적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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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11>눈에 보이지 않는 예술의 자생적 힘

게재 2020-10-06 11:18:34
김용안, hidden, 117x91cm, oil on canvas, 2020
김용안, hidden, 117x91cm, oil on canvas, 2020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의 여파는 한국 국제 아트페어 키아프(KIAF)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 시켰고, 광주 국제 아트페어(GIAF) '아트광주:20' 본 행사 또한 취소되었다.(온라인 행사로 전환 추진)

올해 11번째를 맞이하는 '아트광주:20' 의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주관 운영단체가 바뀌면서 행사추진 체계를 바꾸었고, 본 행사 안에 진행되는 특별전을 사무국에서 직접 추진하지 않고, 외부 기획자들에게 참여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다. 같은 지역, 비슷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나이, 경력, 취향 등이 다른 참여 외부 기획자들은 사무국과 회의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움직이려는 아트광주를 함께 느끼게 되었다.

예로부터 광주(光州)는 빛과 예향, 문화예술의 도시이고, 국내 많은 예술가들이 우리 지역만이 가진 인프라와 문화 자원을 부러워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 지역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예술가들은 '자생적이고 보이지 않는 작업의 힘(力)'을 어떻게 태동되어질까? 라는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특별전 展은 급변하는 21세기와 혼란의 코로나19 시대 속에서 예술의 유행 또는 자본주의 논리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언어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탐색하고 있는 광주 작가들의 '자생적 힘과 현 좌표, 나아가 미술의 가능성'을 전시에 담아내고자 하였다. 전시는 우리 지역 및 국내외 활동을 하고 있는 40~50대 전업 작가들로 구성되었고, 자신만의 확고한 방향과 작품 세계를 구현하고 있는 '김용안, 김정연, 표인부, 문선희, 배일섭' 총 5명이었다. 이들은 작품의 형식으로부터 보여 지는 시각 이미지 너머에 대한 자신 만의 메세지를 담고자하는 작가들이라 생각된다.

김용안은 이상적 세계를 지향하는 목표 아래, 행해지는 권력자들의 숨은 이면의 현실 세계와 그 세계를 벗어나려는 도피자들의 욕망을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기억의 파편들로 재구성 하였다. 그 화면 속 푸른 숲 안의 투명한 안개를 통해 이상향을 담기도 하고 생성과 소명이 교차하는 지점을 표현하고 있다.

김정연은 문(門) 형상을 리얼리즘 기법의 회화로 표현하는 듯 보이지만, 그 문(門)을 통해 작가 자신과 타인에게 묻고(問), 그 문(門)을 통해 또 다른 곳으로 연결되는 경계점에서 작품을 마주하는 관객으로 하여금 감정이입 되는 과정과 감정을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표인부는 물감으로 물 들린 한지를 겹겹이 붙여 바람의 이미지와 색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물색을 입힌 한지를 캔버스에 겹쳐 붙이는 행위 작업을 통해 의식되어지지 않는 무의식 속 '바람의 상징적 현상'을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그는 새로운 재료와 작업의 방향을 시도하며, 내적 의식을 발현해나가 작가의 기억과 사유에 맞닿아 있는 지점을 조형적 이미지로 담은 다양한 방식의 '바람의 기억' 연작을 시도하고 있다.

문선희는 사회와 시대의 맞서는 개인 혹은 타자의 질문과 생각을 무채색 사진 작업으로 보여준다. 전국에 고공농성이 일어났던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 선택한 마지막 장소들은 그들의 시간이 깃든, 그들의 염원이 서리고 마음이 맺힌 그 구조물들을 차근차근 기록해나가는 작업이었다. <거기서 뭐 하세요> 작품은 고공농성의 현장과 그곳을 굳건하게 지키는 희망을 품은 노동자들에게서 우리 안에 비추어진 과거-현재-미래를 간접적으로 반문하고 있다.

배일섭은 코로나19 시대 이후, 사회와 개인이 느낀 인류의 상실(喪失)과 몰락(沒落) 속에서 물질과 정신 너머의 초월적 희망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상실의 방> 작품은 가장 작은 단위의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 개인적 상실의 최소 영역을 '방'이라는 공간을 다양한 재료를 통해서 비구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위 작가들은 평면 회화 및 입체 회화, 사진 등 장르로 다양한 주제와 재료로 작업을 이어가는 예술적 힘(力)을 가진 작가들로 현재의 시선과 나아가 작업 방향을 <광주 미술의 자생적 힘> 展 전시장에 방문하는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에게 홍보하였다.

광주에서는 늘 새롭고 다양하고 풍성한 문화예술 행사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 지역 그리고 작가만의 고유 작업의 방향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또한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아시아의 중심 속 현대미술의 쟁점과 환경에서 동시대 문화(Contemporary Culture)라고 불리는 문화 현상과 이론을 이해하기 위한 밑그림으로서 우리 지역의 문화와 예술가들을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프로이트를 재해석 한 프랑스 철학자, 폴 리쾨르(Paul Ricoeur)는 나날이 현대화, 합리화되어 가는 동시대의 문화 구조 속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것 그리고 자국과 지역만의 고유문화를 보호, 육성, 발전시킴과 동시에 세계의 보편적 문명 건설에 뒤지지 않고 참여하느냐' 하는 문제를 강조하였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를 마주하며 우리가 일상적이어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어쩌면 가장 소중하다고 새삼스레 회상하게 되는 것처럼 지역 예술의 자생적인 힘으로 빚어진 작가들의 작품들은 우리 안과 밖에서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자생적 힘이 아니었을까?

비록 오프라인 본 행사는 취소되었지만, 언택트(Untact) 시대를 마주하며 새롭게 운영되는 '아트광주:20' 온라인 전시(Online Show)가 오는 10월 8일부터 진행된다고 한다. 이를 통해 국내외 그리고 지역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더 편리하고 광주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다채로운 문화예술에 대한 미감과 이해 그리고 자부심을 갖게 되길 희망한다.

김정연, 문 (門 Door)-꿈, 65.2×90.9cm, Oil on canvas, 2018
김정연, 문 (門 Door)-꿈, 65.2×90.9cm, Oil on canvas, 2018
문선희, 거기서 뭐하세요01, 66x99cm, Pigment print, 2019
문선희, 거기서 뭐하세요01, 66x99cm, Pigment print, 2019
배일섭, 상실의 방, 125x125cm, 목판 위에 보드조각, 꼴라쥬, 혼합채색, 2020
배일섭, 상실의 방, 125x125cm, 목판 위에 보드조각, 꼴라쥬, 혼합채색, 2020
표인부, 바람의 기억, 180x130cm, 캔버스 위에 종이, 2020
표인부, 바람의 기억, 180x130cm, 캔버스 위에 종이,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