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총장 첫 사과… 5·18 진상 규명으로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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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총장 첫 사과… 5·18 진상 규명으로 이어져야
남영신 육군총장 국감서 “5·18 군 개입 대단히 잘못”||5·18단체 “민주·인권·평화의 오월정신 자리매김하길”||역대 육군총장 중 첫 5·18 사과…진상규명 속도 기대||文정부 軍 수뇌부 잇단 사죄…2018년 국방장관도
  • 입력 : 2020. 10.18(일) 17:18
  • 김해나 기자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16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5·18 당시 계엄군의 집단 발포 등 폭력 진압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육군총장이 공식 석상에서 5·18민주화운동에 관련한 사과를 한 건 40년 만에 처음이다.

광주에서 곧바로 오월단체들이 남 총장의 사과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으며 이번 사과로 인해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5·18 진상 규명이 속도를 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18일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은 지난 16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5·18 당시 군대 개입을 사과하자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만시지탄의 아쉬움이 있지만, 처음으로 육군 최고 책임자가 5·18과 관련한 군의 행동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육군참모총장의 사과가 침묵하고 있는 광주학살 관련자들의 용기 있는 참회와 고백으로 이어져 5·18에 대한 진상이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들의 참회와 고백이 화해와 용서의 장으로 승화되고 국민 통합의 밑거름이 돼 현대사에 국민주권과 인원에 대한 올바른 역사관이 정립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들은 "그동안 우리 오월 동지들은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으로 5·18의 완전한 진상규명과 가해 당사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며 "오늘 남 총장의 사과가 업보처럼 등에 지고 살아온 40년의 한과 고통을 모두 치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마지막으로 "그동안의 상흔들이 자부심으로 바뀌고 나눔과 연대를 바탕으로 민주·인권·평화의 오월 정신이 위대한 정신적 가치로 자리매김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성명과 관련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육군 최고 총장이 5·18과 관련해 사죄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처음"이라며 "지난 40년간 역대 육군참모총장 누구도 5·18에 대해 사죄한 적 없었는데 5·18 당시 저지른 죄를 용서받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남 총장의 사과는 5·18 진상규명의 남은 과정을 군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로 읽혔다"며 "현재 군 최고 책임자 총장이 사죄의 의미를 밝혔다. 5·18 당시 현장에서 반인륜적인 폭행과 범죄 행위에 참여했던 군 지휘관들 역시 지금이라도 사죄하고, 본인이 저지른 만행을 고백해 용서를 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설훈 민주당 의원은 남 총장에게 "1980년 5월18일 광주에서 우리 군이 민주주의를 외치는 수많은 광주시민을 향해서 총칼을 휘두른 만행이 있었다"며 "군으로서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기억이다. 그런데도 40년 동안 어떤 육군총장도 사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남 총장은 "군의 존재 목적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1980년 5월18일 광주시민의 민주화운동에 군이 개입한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광주시민들이 육군을 더욱 응원·사랑해주길 부탁드린다"며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아울러 현 정부에 들어 육군 지도부의 5·18에 대한 사죄표명은 두 번째다. 지난 2018년 11월7일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성폭행을 자행한 사실이 확인된 것과 관련해 사과문를 발표했다. 당시 정 전 장관은 "계엄군 지휘부의 무자비한 진압작전으로 무고한 여성시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힌 것을 통렬히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