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이용섭… 행정통합 논의 물꼬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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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한발 물러선 이용섭… 행정통합 논의 물꼬트나
통합방식·시기 시도민이 결정||경제통합 등도 자유롭게 논의 ||시의회에서 김영록 지사 '화답'||논의 구체화 '큰그림'…긍정평가||통합논의 활발하게 진행될 수도||
  • 입력 : 2020. 10.19(월) 18:29
  • 최황지 기자
이용섭 시장이 19일 열린 광주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송형일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광주와 전남의 통합 논의가 주변의 '불편한 시선'과는 별개로 서서히 진척되는 모양새다. 이용섭 광주시장의 제안에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역제안'. 그리고 다시 이 시장이 응수하는 식의 진척이다.

 이 시장은 19일 광주시의회 송형일 의원의 시·도 통합 관련 시정질문 답변에서 "바로 (행정)통합을 추진할 것인지, (김경수 경남지사가 추진하는)메가시티 연합을 거쳐 통합할 것인지 통합방식이나 통합시점은 종국적으로 시도민이 결정할 문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김 지사가 말한 경제통합이나 메가시티 등도 논의기구에서 자유롭게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또 "시·도 간 통합 논의기구에서 공동 연구용역을 협의하겠다"며 "김 지사와 만나 향후 통합에 대한 방식과 시기에 대해 협의하겠다"고도 했다.

 송 의원의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이지만, 사실상 김 지사가 제안한 '전북을 포함한 메가시티 경제통합' 제안에 대한 공식 답변인 셈이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전남도의회 도정질문 자리에서 "완전한 행정통합이 어렵다고 하면 전북까지 포함한 메가시티 경제통합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이 시장이 제안한 '행정통합'에 선을 그었다.

 김 지사는 또 "행정통합은 1단계로 광주전남연구원이 방법과 절차 등을 연구하면서 시·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2단계로 민선 8기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시기 조절론'도 들고 나왔었다.

 김 지사의 발언을 놓고 "대세인 시·도 통합에 대해 찬성했지만, 시기와 방법 등 각론에서는 서로 다른 입장으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이 시장이 김 지사의 발언에 긍정적으로 답하면서 "고민 없이 즉흥적으로 진행됐던 행정통합이 비로소 구체화 흐름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남의 한 정치인은 "행정통합이 처음에는 아이디어 내지는 단순한 돌출적 발언에 불과했으나 마침내 구체화될 수 있도록 큰 흐름이 잡혀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시장의 발언은 김 지사 발언에 대한 화답 차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조선대 정치학과 공진성 교수는 "꼭 시장과 지사가 만나는 것만이 이야기(논의)하는 것은 아니고, 언론을 통해서 듣는 과정도 (논의의 한) 프로세스"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통합은 '장기적 관점'으로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공 교수는 "통합은 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이고, 미래에 관한 중요한 이야기"라면서도 "그렇다고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다양한 논의가 펼쳐지고, (논의에)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했다.

 참여자치21 조선익 공동대표도 "행정통합은 4~6년 안에 완성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전남에서 따라오지 않는다면 아무리 이 시장이라도 치고 나갈 수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 시장의 발언도 그런 차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조 대표는 "광주에서 얼마나 전남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가 통합논의의 성패"라고 했다.

 이 시장의 이날 발언으로 지지부진했던 통합 논의가 일단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란 시각도 나오고 있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