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 공항 이전…두동강난 지역 정치권 "상생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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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광주 군 공항 이전…두동강난 지역 정치권 "상생없다"
광주·전남 의원 상충된 개정안 발의||광주 "지지부진" …국방부 책임 강화 ||전남 "2/3이상 찬성" …이전 까다롭게 ||정면충돌 불가피 …분열 갈등 '뇌관'||||
  • 입력 : 2020. 10.29(목) 17:22
  • 서울=김선욱 기자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광주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군(軍) 공항 이전과 관련해, 국방부와 광주시가 7일 설명자료를 공동제작해 전남도 본청과 전남 22개 시·군에 배부했다. 2020.0.07 photo@newsis.com
광주 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광주시와 전남도의 뿌리 깊은 갈등이 지역 정치권의 분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광주와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군공항 이전에 대해 상충되는 내용의 개정안을 각각 발의하면서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 문제가 양 시도의 상생 협력을 막고, 분열과 갈등을 부채질하는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지역 정치권의 혼란이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은 29일 주민의 의견 반영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의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국방부장관이 군 공항 이전 후보지를 선정할 때 지방자치단체 주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추진하도록 하는게 주요 내용이다.

앞서 지난 6월 같은 당 이용빈(광주 광산갑) 의원이 대표발의한 같은 이름의 개정안 내용과 정면 충돌하는 개정안 발의다.

이 의원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현재까지 국방부는 이전 대상 지역 주민의 반대를 이유로 군 공항 이전 절차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 절차별 기한을 명시해 국방부의 적극 행정과 책임을 강화하도록 했다. 국가의 직접 지원과 재정 부담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국방부가 군 공항 이전을 책임있게 추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이름의 개정안이지만, 서 의원 법안은 군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 절차를 더욱 까다롭게 하는 반면, 이 의원의 법안은 군 공항 이전이 국방부 책임 아래 속도를 내도록 해 상충된다.

지역 정치권에선 주민 동의를 강화하면 사실상 이전 논의조차 막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로 충돌되는 법안을 두고 광주와 전남지역 의원들도 둘로 갈렸다. 서 의원 개정안에는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의 김승남(고흥·보성·장흥·강진), 윤재갑(해남·완도·진도), 그리고 이개호, 주철현 등 전남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무안과 고흥, 해남은 현재 광주 군 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반면, 이 의원 개정안에는 민형배, 이형석, 송갑석, 조오섭, 양향자, 이병훈, 윤영덕 등 광주의원 8명 전원이 참여했다. 특히 광주시는 지난 28일 광주지역 의원들과의 예산정책 간담회에서 이 개정안이 반드시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며 의원들의 협조를 적극 요청했다.

문제는 두 개정안이 국방위에 상정될 경우 상충되는 조항으로 인해 병합 심리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법안 처리에 걸림돌로 작용할게 불을 보듯 뻔해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는 더욱 꼬여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시·도간 갈등을 중재하고 해소시켜야 할 지역 정치권이 오히려 분열을 촉진시키고, 지역민들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역 정치인들이 지역구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시,도민을 볼모로 잡고 갈등을 부추기는 상황"이라며 "공공성 차원에서 군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