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준하>그린 뉴딜: 지역이 강한 나라, 균형 잡힌 대한민국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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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준하>그린 뉴딜: 지역이 강한 나라, 균형 잡힌 대한민국의 핵심
김준하 지스트 환경공학부 교수
  • 입력 : 2020. 11.05(목) 13:34
  • 편집에디터
김준하 지스트 교수
사막에서 우연히 불을 피우는 데 사용되었던 화석연료는 산업혁명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어 인류에게 많은 풍요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 화석연료는 돌이킬 수 없는 기후위기를 초래하고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뉴스에 연일 나오듯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했고, 그에 따라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기후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지구의 기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인류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세계 많은 전문가들은 그린 뉴딜이 그 해결책이라고 뜻을 모으고 있다.

그린 뉴딜은 전 지구적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묘책이다. 이미 지난 2007년 유럽연합이 한발 빠르게 그린 뉴딜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한 바 있으며,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탄소 공룡 국가들도 자국 내 인프라를 친환경 기반으로 재구축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 화석연료 기반 인프라의 한계를 절감한 것이다. 그린 뉴딜은 바로 이 화석연료 기반 인프라를 재생에너지 기반 인프라로 전환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지난 수 백년간 인류를 지배해온 탄소 문명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 생산체제를 구축하여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한국판 그린 뉴딜에서 재생에너지 이외에도 주목해야 할 키워드가 있다. 바로 '지역'이다. 기존 화석연료 인프라에서는 대용량 화력 발전소에서 에너지를 생산하였다. 대다수의 화력 발전소는 중앙 집중형 발전으로, 한 곳에서 에너지를 생산하여 다른 지역으로 에너지를 배송하는 체제였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인프라는 다르다. 한 지역에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보다 여러 지역에 나누어 각 지역에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이러한 점에서 재생에너지는 본질적으로 '지역 맞춤형 에너지'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린 뉴딜은 중앙 집중형 발전 혹은 어느 한 지역에 집중된 발전 형태가 아닌 한반도 전 지역에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한 초석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지역 균형 에너지가 합쳐져서 국가 에너지 안보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 수입국이다. 화력발전의 주된 에너지원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하여 발전하는 국가 에너지 안보면에서 안정성이 낮은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만약 항구와 공항을 폐쇄했을 경우를 상상해보라. 에너지원을 수입하지 않고 지역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해내는 '지역 균형 에너지를 통한 국가 에너지 안보 확보'가 가능토록하는 것이 바로 그린 뉴딜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다. 인구 밀도도 가장 높고, 생산 시설을 비롯하여 상업, 주거, 문화 시설 등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중앙 집중형 국가운영 구조가 효율적이었다. 에너지 생산 시설 역시 여러 곳에 건설할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생산해 각 지역에 전송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었다. 하지만 그린 뉴딜 체제에서는 그렇지 않다. 바야흐로 이제는 지역으로 눈을 돌릴 시간이 된 것이다. 각 지자체의 수요에 맞춰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를 생산하고, 여분의 에너지를 순환시킬 수 있는 스마트 그리드 체계를 구축한다면 화석연료 시대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신산업과 관련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그린 뉴딜은, '지역 중심의 상상력이 대한민국을 대전환'으로 이끄는 촉매와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2020년 7월 14일, 정부는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그리고 '사회 안전망 강화'로 이루어진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석 달 후인 10월 13일, 그린 뉴딜 정책 방향이 상당수 반영된 지역균형 뉴딜 추진방안이 발표되었다. 정부는 이번 뉴딜 정책들을 통해 '선도 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으로의 대전환'을 이뤄내고자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인프라의 대전환과 한반도 균형 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새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그린 뉴딜, 그리고 지역균형 뉴딜은 지역에서부터의 에너지 인프라의 전환을 토대로 안정적으로 추진되어 향후 국가의 생존전략을 전환하는 새로운 정책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뉴딜 정책 추진 아래에서 지역에서부터 새롭게 태어나는 균형 잡힌 친환경 대한민국을 기대해본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