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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흉작인데'… 오락가락 통계에 농민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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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흉작인데'… 오락가락 통계에 농민들 뿔났다

쌀 생산량 통계 엉터리 분통
설상가상 양곡 공급 계획도
"재난 수준 흉작 지원필요"

게재 2020-12-02 17:01:24
농민들이 화가 났다. 정부의 엉터리 쌀 생산 관련 통계 때문이다. 잦은 태풍 등으로 현장에선 생산량이 크게 줄었는데 정부 통계에는 전해 반영되지 않고 있어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재해보상금'을 지급하라며 집회를 개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제공
농민들이 화가 났다. 정부의 엉터리 쌀 생산 관련 통계 때문이다. 잦은 태풍 등으로 현장에선 생산량이 크게 줄었는데 정부 통계에는 전해 반영되지 않고 있어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재해보상금'을 지급하라며 집회를 개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제공

농민들이 화가 났다. 정부의 엉터리 쌀 생산 관련 통계 때문이다. 잦은 태풍 등으로 현장에선 생산량이 크게 줄었는데 정부 통계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어서다.

끝이 아니다. '대흉작'으로 쌀값이 올랐지만, 정부는 쌀값을 잡겠다며 양곡 반출계획을 발표하는 등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정작 농민들이 바라는 것은 '양곡 방출'이 아니라 대흉작에 따른 '재해보상금' 지급이다.

화가 난 농민들은 전남도청 앞에 나락 13톤을 야적해 놓고 떠났다. 광주시청 앞에도 농민들이 쌓아둔 나락이 가득하다.

● 오락가락 쌀 통계에 불만 가중

'엉터리' 통계가 한 이유다. 지난 10월 8일 정부가 발표한 통계다. 쌀 예상 생산량을 363만1000톤으로 발표했다. 이는 작년 374만4000톤 대비 3.0% 감소한 수준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김성보 사무처장은 "통계청의 조사 결과가 현장의 분위기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농민들 대부분 최소 20%에서 30%이상 수확량이 뚝 떨어졌다고 말하고 있는데 통계청이 조사한 수확량 감소는 현장 분위기의 10분의 1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불만이 확산되자 지난달 12일 발표한 최종적 쌀 생산량 통계에서는 생산량을 대폭 수정했다. 이번엔 350만7000톤으로 집계했다. 작년보다 6.4% 감소했다는 소리다.

쌀 생산량과 예상량의 차이는 지난 10여년 동안 1% 안팎에 지나지 않았으나 올해는 크게 빗나갔다.

그러나 이 역시도 농민들의 체감 수준에는 크게 못미친다.

급기야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농민대회를 열고 "쌀 통계 결과는 조작이다"고 주장했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영암·무안·신안) 역시 농업통계 정확성을 지적했다. 농업통계가 지난 2008년 농식품부에서 통계청으로 이관된 후 정확성은 물론 양적으로도 저하되고 있다는 게 서 의원의 지적이다.

● 설상가상 양곡 공급 계획 결정

'엉터리 통계'에 이어 발표된 '양곡 공급 결정'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다.

지난달 24일 쌀값 안정화를 위해 보유한 양곡 37만톤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쌀값이 평년대비 30%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유 쌀 총 37만톤을 내년 수확기 이후 일정 물량씩 나눠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흉작으로 쌀값이 크게 올랐는데, 인위적으로 쌀값을 낮추면 이중고가 불가피하다. 농민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다.

김성보 사무처장은 "농민들은 이미 유례없는 대흉작으로 인해 양적 손실이 극심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정부가 흉작으로 오른 쌀값마저 인위적으로 떨어트리면서 이중고에 빠지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양곡 공급이 재정 적자를 막기위한 '꼼수'라는 주장도 나온다. 공공비축미 매입가를 낮추기 위해 급하게 쌀을 푼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성보 사무처장은 "정부가 오는 12월까지 35만톤의 공공비축미를 매입하는데, 내년 1월에 대금를 지급하게 된다"며 "그런데 현 시점에 양곡 방출을 공개하면 산지 평균 가격이 떨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농민에게 지급해야 할 공공비축미 매입가가 낮추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 농민 단체 "재해지원급 지원하라"

농민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흉작에 따른 '재해지원금' 지급이다.

생산량 감소로 인한 소득감소가 재난 수준이라고 토로한다. 쌀값이 올랐어도 생산한 것이 없어 소득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김 사무처장은 "통계청의 엉터리 조사 결과를 인용하더라도 올해는 52년만에 발생한 최대의 흉작으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먼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전남도에서라도 먼저 나서서 재난지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부정적이다. 예산 부족이 문제다.

전남도 관계자는 "농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수확량 감소 30%로 추정하면 재난지원금 지급시 못해도 3000억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로 예산이 빠듯한 현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농민단체는 오는 7일부터 22개 전 시군에서 현수막 집회를 연다. 또 대규모 집회 등 추가적인 대응책도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