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삼의 마을이야기> 목포 삼학도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이돈삼의 마을이야기
이돈삼의 마을이야기> 목포 삼학도
이돈삼/여행전문 시민기자·전라남도 대변인실
  • 입력 : 2021. 04.08(목) 11:07
  • 편집에디터

삼학도 공원마당에 흐드러진 튤립.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봄꽃의 향연이 계속되고 있다. 주연이 산수유꽃과 매화, 벚꽃에서 배꽃, 복사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꽃들은 저마다 애틋한 사연과 함께 꽃말을 지니고 있다. 샛노란 개나리는 희망, 순백의 백합은 순결,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꽃말로 삼고 있다.

같은 꽃이라도, 색깔에 따라 꽃말이 다른 것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튤립이다. 튤립의 꽃말은 사랑이다. 하지만 사랑도 사랑 나름이다. 빨강색 튤립의 꽃말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의 고백이다. 보라색은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 빨강과 보라색 튤립의 사랑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다른 색깔의 꽃말은 아니다. 노란색은 헛되거나 가망 없는 사랑을 가리킨다. 하얀색은 실연, 검정색 튤립은 짝사랑을 꽃말로 지니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주는 튤립이라면 노란색과 흰색, 검정색은 피해야 한다.

튤립이 형형색색으로 피어있는 섬으로 간다. 신안 임자도가 아니다. 목포 삼학도다.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에 튤립이 살랑살랑 춤을 춘다. 그 몸짓 덕분일까. 튤립꽃 향기가 넘실댄다.

튤립 꽃너울과 한동안 눈을 맞추고, 삼학도를 하늘거린다. 삼학도(三鶴島)는 세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중삼학도를 가운데에 두고 대삼학도, 소삼학도가 양쪽으로 자리하고 있다. 섬마다 둘레길이 단장돼 있다. 튤립꽃은 대삼학도와 중삼학도를 잇는 공원마당에 피어 있다. 싸목싸목 하늘거리기에 좋다.

공원마당에는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과 경북도민의 숲이 있다. 노벨평화상기념관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건물의 여섯 군데 모서리가 6대주를, 앞의 연못은 5대양을 상징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던 당시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보여준다.

기념관에선 민주화를 향한 김대중 대통령의 고난과 역경도 엿볼 수 있다. 어둠의 시절, 김대중은 우리에게 희망의 등불이었다. 김대중은 다섯 번의 죽을 고비와 6년의 감옥살이, 55차례의 연금과 10년의 망명생활을 이겨내며 '인동초'라는 별명을 얻었다. 우리 근현대사의 큰 인물이고, 우리 민족의 지도자였다.

김대중(金大中), 이름 석 자를 써본다. 한자로 김(金)이 8획, 대(大)가 3획, 중(中)이 4획이다. 합해서 15획이다. 한글로 써보니 김-대-중- 각 5획씩 모두 15획이다. 한자로 쓰든, 한글로 쓰든 매한가지다. 김대중은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이었다.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도 성사시켰다.

경북도민의 숲은 전라남도와 경상북도의 자매결연을 기념해 2017년 조성됐다. 경북의 상징 나무와 꽃인 느티나무와 백일홍을 많이 심었다. 금오산 형태의 동산과 경북의 상징 새인 왜가리를 나타내는 조경시설물도 설치됐다. 영호남 화합의 상징으로 '맞잡은 손' 조형물도 세워졌다.

구미 동락공원에 조성된 '전남도민의 숲'엔 전남의 상징 나무인 은행나무가 빼곡하다. '목포의 눈물' 노래 기념비와 '맞잡은 손' 조형물도 세워져 있다.

공원마당에 서부해당화도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유난히 빛깔이 짙은 분홍색이어서 눈길을 끈다. 꽃대가 가늘고 길게 늘어져 '수사해당화'로도 불린다. 꽃사과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다. 최근 몇 년 사이 조경용으로 많이 심어진 나무다.

대삼학도에 섬의 허리춤을 따라가는 둘레길이 단장돼 있다. 길에서 외항부두가 내려다보인다. 그 너머 바다도 눈에 들어온다. 목포 앞바다와 유달산, 목포해상케이블카도 저만치 보인다. 해상케이블카 너머로 해가 떨어지는 모습도 환상이겠다. 봄비 예보가 있는 흐린 날씨 탓에 해넘이를 볼 수 없는 게 안타깝다.

이난영 공원도 대삼학도에 있다.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의 가수 이난영을 기리는 공원이다. 이난영(1916∼1965)은 목포 양동에서 태어나 북교초등학교를 다녔다. 유명한 여배우를 꿈꾸며 목포에 공연 온 극단을 따라나서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노래 '목포의 눈물'은 오래 전 고향을 떠나 살던 남도사람들의 애환을 달래줬다. 남도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노래였다. 80년대 시위 현장에서, 그리고 야구장에서 해태타이거즈의 응원가로 불리면서 '전라도 애국가'라는 말까지 생겼다.

삼학도에 전해지는 전설도 애달프다. 옛날 유달산에 젊은 장수가 살았다. 장수는 무예는 물론 용모와 기개도 돋보였다. 장수한테 반한 세 처녀가 흠모를 했다. 장수는 세 처녀에게 "훈련에 방해가 된다"며 "훈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어도 젊은 장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세 처녀는 기다리다 지쳐 죽었다. 세 처녀는 학으로 다시 태어나 유달산을 맴돌았다. 아무 것도 모르던 장수는 세 마리 학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학은 모두 유달산 앞바다에 떨어져 죽었다. 그 자리에 작은 섬 3개가 솟아올랐다는 전설이다.

삼학도는 유달산과 함께 목포의 상징이다. 배를 타고 건너던 섬이었다. 당시 면적이 대삼학도 14만2000㎡, 중삼학도 4만3000㎡, 소삼학도 2만3000㎡였다.

이들 섬은 옛 목포진의 시지(柴地)였다. 땔나무 공급기지였다. 당시 땔나무는 군수물자에 다름 아니었다. 조정에서 특별 관리했다.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다. 1897년 목포항이 열리면서, 삼학도에도 사람이 들어갔다. 일제강점기에 삼학도는 일본인 땅이 됐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 이후에 환수됐다.

삼학도의 수난은 계속됐다. 한국전쟁 직후부터 목포항 확장을 위한 매립 논의가 시작됐다. 목포항이 비좁은 데다, 대형선박의 정박도 어렵다는 이유였다. 대규모 항만 공사가 시작됐다. 1965년엔 이로면 입암리 사이가 메워지고 이어지면서 뭍으로 변했다.

삼학도가 다시 섬으로 복원된 건 2004년부터다. 세 개의 섬을 복원하고, 섬과 섬 사이로 물길을 끌어들였다. 섬과 섬을 잇는 다리를 놓고, 산책길도 만들었다. 지금은 목포시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공원이 됐다. 목포를 상징하는 섬이 됐다. 그 섬에 지금 튤립이 활짝 피어있다.

이돈삼/여행전문 시민기자·전라남도 대변인실

삼학도 공원마당에 흐드러진 튤립.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삼학도 공원마당에 흐드러진 튤립.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삼학도 공원마당에 흐드러진 튤립.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삼학도 공원마당에 흐드러진 튤립.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삼학도 공원마당에 흐드러진 튤립.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삼학도 공원마당에 흐드러진 튤립.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경북도민의 숲에 세워져 있는 조형물 '맞잡은 손'. 영호남 화합의 상징물로 설치됐다.

경북도민의 숲에 세워져 있는 조형물 '맞잡은 손'. 영호남 화합의 상징물로 설치됐다.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내부.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건물의 모양이 오대양 육대주를 형상화하고 있다.

대삼학도에 있는 이난영 공원.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등 이난영의 노래비와 묘가 들어서 있다.

대삼학도에 있는 이난영 공원.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등 이난영의 노래비와 묘가 들어서 있다.

대삼학도에 있는 이난영 공원.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등 이난영의 노래비와 묘가 들어서 있다.

대삼학도에서 내려다 본 풍경. 경북도민의 숲과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이 눈에 들어온다.

대삼학도에서 내려다 본 풍경. 바다를 품은 유달산과 목포시가지,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이 눈에 들어온다.

대삼학도와 목포시내를 구분하는 물길. 왼편이 대삼학도, 오른편이 목포시내다.

삼학도 둘레길.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

삼학도 둘레길.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

삼학도 둘레길.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

삼학도 둘레길.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

삼학도 둘레길.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

삼학도 둘레길.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

서부해당화. 삼학도에 조경용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다.

일제강점기의 삼학도. 세 개의 섬이 뚜렷하다.

튤립꽃이 흐드러진 삼학도 공원마당과 대삼학도. 중삼학도에서 본 풍경이다 .

튤립꽃이 흐드러진 삼학도 공원마당과 대삼학도. 중삼학도에서 본 풍경이다 .

튤립꽃이 흐드러진 삼학도 공원마당과 대삼학도. 중삼학도에서 본 풍경이다 .

튤립꽃이 흐드러진 삼학도 공원마당과 대삼학도. 중삼학도에서 본 풍경이다 .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