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5단계 연장에 화순으로 원정 회식?"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광주 1.5단계 연장에 화순으로 원정 회식?"
연일 확진자 다수 발생 긴장 속 ||유흥시설, 수칙 무시하기 일쑤 ||일각선 “더욱 강력한 조치 필요” ||시 “조금의 방심도 용납 안돼”
  • 입력 : 2021. 05.10(월) 16:46
  • 김해나 기자
국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574명 발생한 지난 6일 0시 기준 서울 시내 한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서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가 현행 1.5단계를 일주일간 더 연장하기로 했지만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에서 아무리 4명 한정에 오후 11시까지 시간을 제한한다 하더라도 가까운 화순이나 나주에서 회식을 하고 돌아오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전남의 경우 한 자리에 6명까지 모일 수 있는 완화된 거리두기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도 이런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 전남으로의 이동이 아니더라도 술집이나 음식점 인근에서는 방역수칙을 어기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일부 취객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노숙을 하는 등의 행태도 빈번해 관계 당국의 단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10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이후부터 이날 오전 8시 현재 6명의 지역민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전날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9명씩 확진돼 18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광주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 전역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를 오는 16일까지 일주일 더 연장한다.

다만 일시적으로 방역지침이 강화됐던 일부 업종에 대해선 민생 경제를 고려해 완화할 예정이다.

유흥시설 6종과 노래연습장, 실내스탠딩 공연장, 파티룸,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의 영업시간 제한은 기존 오후 11시에서 자정까지로 1시간 늘어난다. 종교활동도 좌석 수 20%로 제한한 입장 인원을 30%까지 늘린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생활체육 관련 동호회 활동은 여전히 금지된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상당수의 시민은 '더 강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일부 시민들의 방역에 대한 불감증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오후 9시부터 11시 사이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대규모 유흥시설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평상시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코로나로 영업시간이 9시까지 제한됐을 때는 마치 죽은 도시처럼 고요한 풍경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이날은 곳곳이 불야성이었다.

마스크를 내리고 흡연을 하면서 여럿이서 대화하는 모습은 흔했고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비틀거리는 취객과 왁자지껄 떠드는 일행 등 코로나19 이전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부 취객은 술이 과해 근처 벤치 등에 누워서 잠이 들기도 했는데, 마스크를 벗고 코를 골기도 했다.

업소 앞을 지나가는 인근 주민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마스크를 쓴 채 서둘러 걸어가고 있었다.

최수지(18) 양은 "성덕고에서 1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해 학원이고 독서실이고 다 문을 닫고 있는데, 술집을 꼭 저렇게 열어야 하냐"며 "저런 모습 보고 있으면 코로나가 끝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유흥가 뿐만 아니다. 이날 만난 대리기사 김모(61) 씨는 "요즘 화순에서 광주로 오는 콜을 많이 받는다"면서 "나주는 모르겠지만, 화순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서 대리를 기다렸다가 타고 가는데 4명 이상인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리기사 정모(59) 씨도 "광주사람들이 화순에서 술을 마시는 것 같다. 너릿재만 넘으면 되니 가깝지 않느냐"라며 "정확한 통계는 모르겠지만 최근엔 하루 평균 3건 정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1년6개월에 걸친 지속적인 영업시간 단축으로 큰 피해를 본 업주들은 "영업시간 제한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명동에서 술집을 운영 중인 박모 씨는 "나도 장사하는 사람 이전에 두 아이의 아빠다. 감염이 왜 무섭지 않겠나. 그러나 영업 제한이 능사는 아니다. 업주들도 피해자"라면서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책임을 우리 같은 사람에게 떠넘기지 말고 방역당국이 단속과 점검을 수시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의 다른 업소 아르바이트생 김모 씨도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다가 겨우 자리를 얻었다"면서 "속 모르는 사람들이 손님들 넘친다고 하는데, 특정 날짜 뿐이고 대부분은 텅 비어 있다. 이러다가 여기 아르바이트도 잘릴 것 같아 불안하다"고 답했다.

김 씨는 "코로나도 무섭지만, 대학 등록금과 집세는 더 무섭다. 사람들 발길을 묶어둔다고 감염이 멈추겠느냐"면서 "코로나 걸리기 전에 먼저 굶어 죽든지, 거리로 쫓겨나든지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김종효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차장(행정부시장)은 거리두기 1.5단계 연장과 관련해 "최근 감염은 학교, 독서실, 사우나 등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증상 발현 이후 진단 검사에서 확진돼 정확한 감염원을 확인할 수 없다"며 "이런 일련의 집단 감염에서 보듯 조금의 방심이 다수 감염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