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유치 페퍼저축은행 女배구단, 연착륙 어떻게?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체육일반
광주 유치 페퍼저축은행 女배구단, 연착륙 어떻게?
지방스포츠 저변 확대 기대 ‘환영’ ||훈련장 등 타지역 ‘반쪽연고’ 우려
  • 입력 : 2021. 05.13(목) 18:17
  • 최동환 기자
이용섭 광주시장이 13일 오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페퍼저축은행 여자프로배구단 창단에 따른 연고지 유치 협약식을 한 후 장매튜 구단주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여자프로배구 제7구단인 페퍼저축은행 여자배구단(이하 페퍼 배구단)의 광주 연고 유치가 확정되자 지역 구단으로 연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광주시와 페퍼저축은행은 13일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여자프로배구단 광주 연고지 협약을 체결했다.

여자프로배구단 광주시대를 열었지만 광주 체육인들은 '기대반, 우려반'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지역 유소년 배구 발전과 생활체육 저변 확대,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가져 올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환영하고 있다.

광주시체육회 A씨는 "여자프로배구단이 광주를 연고로 두면서 겨울에도 시민들이 경기를 관람하면서 즐길 수 있게 됐고 광주 출신 배구 유망주들이 타지역 유출없이 연계 육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며 "배구 종목 생활체육 저변도 확대되고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광주에는 치평초(여), 문정초(남), 광주체중(여), 문흥중(남), 광주체고(여), 전자공고(남), 호남대(남·여), 조선대(남), 비오신코리아(남), 독도렌트카(남) 등 초·중·고·실업팀에서 120여명의 전문선수가 활동하고 있다. 생활체육 배구팀은 90개가 운영 중이다.

하지만 '반쪽짜리 연고지'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페퍼 여자배구단 훈련장과 숙소는 경기도 성남에 자리하고, 안방경기를 치를 때만 광주를 찾는다. 안방경기도 70%만 광주에서 갖고 30%는 성남에서 치른다.

현직 배구 감독인 B씨는 "연고지역에서 먹고 자고 훈련하고 경기를 뛰어야 소속감도 생기고 지역 연고지에 대한 애착심도 생긴다"며 "또 배구를 하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프로선수들이 어떤 훈련을 하는지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어린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수 있다. 경기만 광주에서 치르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광주생활체육 배구인 C씨는 "프로배구는 지방구단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많았다. 대부분 지방구단의 관중 동원 어려움 등이 이유였다"며 "신생구단인 페퍼저축은행이 하위권 성적으로 시민들의 외면을 받는다면 연고 계약기간이 끝난 뒤 이전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고 우려했다.

광주 체육인들도 페퍼 배구단이 광주 연고 구단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선 광주 훈련장과 숙소 마련, 스타 플레이어 영입과 지역 밀착 홍보 이벤트 등을 통한 흥행몰이 등에 페퍼저축은행과 광주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주 엘리트 배구인 D씨는 "가장 먼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 연습구장과 숙소를 광주에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프로선수들도 광주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고 시민들도 '우리 팀'이라는 인식과 관심을 갖는다"며 "프로배구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지역민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홍보 마케팅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흥행몰이를 위해선 단기적으로 김연경 같은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하고 장기적으론 지역 프랜차이즈 스타를 육성, 영입하는 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