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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시민 희생 분통… 붕괴참사 우리 모두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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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시민 희생 분통… 붕괴참사 우리 모두의 일"

건물 붕괴 합동분향소서 들어보니
돈 더 벌려 사람 목숨 가벼이
감독관청부터 원청회사까지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 물어야

게재 2021-06-13 16:23:33
지난 12일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붕괴로 매몰된 시내버스 사고 현장 앞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 있다. 김양배 기자
지난 12일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붕괴로 매몰된 시내버스 사고 현장 앞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 있다. 김양배 기자

"돈 앞에서 한 생명이 여전히 가볍게 무시되고 있구나 생각하니 분통하죠. 광주시민들 다 같은 생각 일 거입니다. 54번 버스 학동 정거장을 지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남 일 같지 않아요. 우리의 비극이죠."

지난 10일 광주 동구청 앞에 설치된 철거건물 붕괴 참사 합동분향소에는 주말임에도 추모객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분향소는 24시간 14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광주 동구에 따르면, 13일 오후 6시 기준 2844명의 추모객이 다녀갔다.

차례로 국화를 손에 든 채 영정 앞 고개를 숙인 가족들은 주말 시간을 내 이곳 분향소를 찾았다. 추모객 대부분은 희생자와 직접적인 인연이 있지 않지만, 모두 "이건 우리의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유정 씨는 "철거회사가 자기들 실속 챙기려고 매뉴얼을 다 무시해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인재라 생각한다"며 "애꿎은 시민들이 피해를 보았다는 생각에 분통 터지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시민 대부분 철거 과정을 담당했던 관할 공무원부터 원청회사인 현대개발산업까지 관련자를 대상으로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인 씨는 "희생자 아홉 분 모두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며 "관리·감독에 무능했던 공무원부터 건설업 및 철거 과정까지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노여진 씨는 "지역사회가 좁지 않으냐. 희생된 분들 모두 한 다리 건너면 아는 나와 똑같은 광주시민이란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이번 기회에 관련법과 철거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정비해 대표자, 책임자가 꼭 처벌받아야 한다"고 분노를 쏟아냈다.

박용규 씨는 "철거 관계자들이 공사를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닐 텐데, 어쩌다 매뉴얼대로 철거하지 않았을까 이해되지 않는다"며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듯 희생된 시민들 생각하면 애석함을 이룰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뉴스를 통해 접한 가슴 아픈 사연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임효섭 씨는 "재개발도 좋고 새 아파트를 짓는 것도 다 좋은데 돈 앞에서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인식은 사라져야 한다. 더는 예견된 인재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희생된 9분 모두 마음이 아프지만, 앞 좌석에 탄 아버지는 살고 뒷좌석에 앉은 딸은 희생된 사연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분향소에서나마 함께 울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호 씨는 "나도 무등산 갈 때 항상 타는 버스가 54번, 사고가 일어난 그 길을 항상 지난다. 내가 겪을 수도 있었던 사고"라면서 "얼마나 이런 사고가 더 일어나야 다시는 돈 앞에서 생명을 뺏지 않을지 가늠이 안 된다"고 원통해 했다.

보상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희생자 모두 어이없는 원시적인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은 만큼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명훈 씨는 "사람 목숨을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겠지만, 적절한 보상은 꼭 필요하다"면서 "국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기정 씨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해서, 큰 보상을 해줘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이것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파악한 바로는 해당 철거 건물은 보험 가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건설공사보험과 도급업자 영업배상책임보험 등을 가입하지만, 의무가 아니어서 가입하지 않은 곳도 많다. 만약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면 보상 절차는 더욱 복잡해진다. 다만 희생자들은 버스가 정차 중 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버스 공제로 선 보상은 가능할 전망이다. 건설사 측의 보상 금액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희생자들의 사망 원인이 '다발성 손상'이라는 1차 소견을 내놨다. 희생자들의 직접적 사망 원인이 건물 붕괴로 인한 외부손상이라는 의미다. 공식 부검 결과는 약 한 달 뒤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