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김홍빈 대장이 브로드피크(8047m급)를 등정한 후 하산 도중 실종된 가운데 20일 광주의 한 시민이 광주 동구 김홍빈과 희망 만들기 사무실 계단에 전시된 김 대장의 등반 모습을 바라보며 무사귀환을 염원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20일 광주산악연맹과 광주장애인체육회 등에 따르면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58분(한국 시각 오후 8시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 등정에 성공한 뒤 정상에서 내려오던 중 조난을 당해 실종됐다.
광주 산악인과 장애인 체육인들은 김 대장의 실종 소식에 망연자실하며 그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염원하며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김 대장의 등산 스승이자 선배인 임형칠(64) 광주전남 등산학교 이사장은 비통한 심정으로 후배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임형칠 이사장은 "1983년 김 대장이 등산학교 다닐 때 암벽, 빙벽, 히말라야 등반 등 등산기술을 가르친 제자이자 후배였는데 실종 소식에 안타깝고 가슴이 미어진다"며 "김 대장이 장애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이룩한 대단한 산악인답게 반드시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1989년 내가 동계에베레스트 등반대장을 할 당시 김 대장이 대원으로 합류해 처음으로 히말라야 고산 등반을 한 이후 일반 등산전문가도 어려운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등정해 자랑스럽게 여겼다"며 "평생 산을 타면서 산악인은 물론 장애인들에게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심어준 친구이기에 무사히 귀환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대장의 1년 후배인 서은호 광주전남학생산악연맹 회장도 김 대장이 곧 구조돼 무사히 귀환 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 회장은 "(김)홍빈이 형은 산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손가락 열개가 없으면 그만 둘법도 한데 다시 산에 올인하며 모든 생활 사이클을 등산을 위한 몸 만들기에 맞춘다. 또 매년 등산학교에 와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강의하며 후배 양성에도 힘쓰는 열정적인 산악인으로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고 기억했다.
서 회장은 "학생산악연맹 모든 회원들이 어제 실종 소식을 듣고 밤새 뒤척이면서 단체 채팅방에 홍빈이 형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고 말했다.
광주장애인체육인들도 김 대장의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원하고 있다.
광주시장애인체육회는 전날 장애인의 희망이었던 김 대장이 연락 두절되자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며 구조 소식을 기다렸다.
김영배 광주장애인체육회 총무팀장은 "김 대장은 열손가락이 없는 단점을 극복하고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8000m급 히말라야 14개 봉우리를 모두 등정해 장애인들의 희망이었다"며 "속단할 수 없는 만큼 무탈하게 돌아올 것으로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장애인 체육인들의 SNS를 통한 김 대장의 무사귀환 기원 릴레이 메시지도 이어지고있다.
지체 장애인 배영준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불굴의 사나이 김홍빈 대장'이 꼭 무사 귀환 할 수 있도록 모든 장애인체육 가족 여러분께서 기도해 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배진하 광주장애인테니스협회장 등 다수의 장애인 체육인들이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글을 게시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