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올림픽에서 픽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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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2020올림픽에서 픽한 것들
  • 입력 : 2021. 07.29(목) 17:20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사진
2020도쿄올림픽이 지난 23일 개막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고 있다. 선수의 경기력에서 보면 매일 진화하는 무서운 한국 10대 황선우( 18·서울체육고)가 단연 빛난다. 그는 지난 28일 남자자유형 100m예선에서 47초56의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했다. 중국 닝저타오가 2014년 작성한 종전 아시아신기록을 0.09초 단축했다. 아시아선수가 올림픽 자유형 100m에서 결승에 진출한 것이 1956년 일본의 다니 아쓰시 이후 처음이고, 결승 5위 성적도 1952년 은메달을 딴 스즈키 히로시(일본) 이후 69년 만의 아시아선수 최고 성적이라하니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아시아인 넘사벽'을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9연패 달성 역시 전무후무한 올림픽 역사로 남을만하다.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아홉차례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올림픽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다. 한국인 역량면에서 33년이란 긴 시간동안 세계를 지배하는 분야는 이 양궁 빼고는 쉽게 떠오른 것이 없다.이는 '00 찬스'가 무력화되고 선수 실력만으로 뽑는 공정한 대표팀 선발 체계와 한 발 앞서는 훈련법 등이 이 위대한 업적의 비결이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새로운 물결도 코로나블루를 덜어주고 무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 한국 여자 태권도의 간판'이다빈(25·서울시청)선수가 보여준 '남다른 품격'이 그것. 이다빈은 여자 67kg초과형 태권도 결승전에서 세계 3위 밀리차 만디치(31·세르비아)에게 7대 10으로 패배한 뒤 아쉬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활짝 웃으며 엄지척을 보냈다. 그간 올림픽경기를 관람하면서 한국선수에게는 금메달이 아니면 메달로도 취급하지않는 듯한 인상을 받아온 터라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이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9년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한 상대 선수에게 보내는 MZ세대의 축하이자 존경의 표시로 읽혔다.  이 장면을 세르비아인과 세계인들이 보았을 것이고, 태권도 종주국 선수가 나타낸 최고의 품격이라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 노골드에 그쳐 체면을 구겼지만 이다빈의 한방으로 종주국으로서 위상은 지켜냈다고 생각한다. 독일 여자 체조 대표팀이 하반신이 드러나지 않는 전신 유니폼을 입어 큰 반향을 일으킨도 이번 '2020 도쿄올림픽'의 거사중 하나다. "무엇을 입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게 독일 대표팀의 변이다.그간 여자 체조선수들은 원피스 수영복 형태인 레오타드 유니폼을 착용했다. 노출없는 유니폼을 입음으로써 스포츠에서 성평등 가치를 일깨운 역사적 사건이 터진 것이다.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비드19라는 신종바이러스 감염병의 대유행으로 인해 1년 늦게 개최됐고 무관중속에 치러지고 있지만 이전 대회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감동을 선사해주고 있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