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사진 |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새로운 물결도 코로나블루를 덜어주고 무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 한국 여자 태권도의 간판'이다빈(25·서울시청)선수가 보여준 '남다른 품격'이 그것. 이다빈은 여자 67kg초과형 태권도 결승전에서 세계 3위 밀리차 만디치(31·세르비아)에게 7대 10으로 패배한 뒤 아쉬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활짝 웃으며 엄지척을 보냈다. 그간 올림픽경기를 관람하면서 한국선수에게는 금메달이 아니면 메달로도 취급하지않는 듯한 인상을 받아온 터라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이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9년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한 상대 선수에게 보내는 MZ세대의 축하이자 존경의 표시로 읽혔다. 이 장면을 세르비아인과 세계인들이 보았을 것이고, 태권도 종주국 선수가 나타낸 최고의 품격이라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 노골드에 그쳐 체면을 구겼지만 이다빈의 한방으로 종주국으로서 위상은 지켜냈다고 생각한다. 독일 여자 체조 대표팀이 하반신이 드러나지 않는 전신 유니폼을 입어 큰 반향을 일으킨도 이번 '2020 도쿄올림픽'의 거사중 하나다. "무엇을 입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게 독일 대표팀의 변이다.그간 여자 체조선수들은 원피스 수영복 형태인 레오타드 유니폼을 착용했다. 노출없는 유니폼을 입음으로써 스포츠에서 성평등 가치를 일깨운 역사적 사건이 터진 것이다.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비드19라는 신종바이러스 감염병의 대유행으로 인해 1년 늦게 개최됐고 무관중속에 치러지고 있지만 이전 대회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감동을 선사해주고 있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