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한 양림동의 기억, 독일을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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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아스라한 양림동의 기억, 독일을 홀리다
'양림동작가' 한희원·이민, 독일서 2인전||갤러리스트 김미애씨 초청 10월30일까지||이민작가, 판타블루 기법 판화 통해 양림동 기억 선봬||한희원 작가, 특유의 시적표현 담은 신작 24점 전시
  • 입력 : 2021. 08.22(일) 16:30
  • 박상지 기자

한희원 작 '트빌리시의 밤풍경'

양림동을 무대로 활동해 온 작가들의 전시가 독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오는 10월30일까지 독일 쉬슬리츠와 뮌헨에서 한희원, 이민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양림동 화가'를 대표하는 한희원 작가는 유년시절부터 줄곧 양림동에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고있다. 지난 2015년에는 오래된 가옥을 리모델링해 '한희원 미술관'을 개관, 관람객을 맞고있다. 양림동 특유의 기독교적 감성을 담은 작품활동 외에도 한 작가는 '광주의 몽마르트'라고 불리우는 양림동의 특색을 살려 인문학축제 '굿모닝 양림'과 예술인, 상인, 주민이 함께 만드는 골목미술제 '양림골목비엔날레'를 기획하기도 했다.

'판타블로 기법'으로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한 이민 작가의 대표작 중엔 양림동을 소재로 한 작품이 유독 많다. 화순 출신으로 현재는 경기도에 작업실을 두고있지만, 청소년기를 양림동에서 보낸 덕에 이 작가의 캔버스엔 옛 양림동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길 수 있었다. 펭귄마을과, 교회 등 양림동을 대표할만한 풍경들이 판타블로 기법을 통해 작품으로 탄생했다. 판타블로 기법은 이 작가가 서양화와 판화 기법을 혼용해 사용하며 지난 2000년 상표등록한 독자기법이다. 일종의 수채 판화다.

양림동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한 작가의 작품과 옛 양림동의 풍경이 담긴 이 작가의 작품들은 두차례에 걸쳐 독일 관람객을 만날 예정이다. 두 작가의 초대전을 마련한 독일 뮌헨의 두루두루 갤러리 김미애 관장은 재독 한인 교포로, 독일에 소개할 국내 작가들을 찾던 중 광주를 방문, 한 작가와 이 작가의 작품을 접하게됐다. 양림동의 기억을 품고있는 두 작가의 작품들을 가장 한국적인 예술작품으로 평가한 김 관장은 두 작가를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 본격적으로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첫 전시는 오는 9월6일까지 독일 쉬슬리츠 지역의 유서 깊은 고성 기흐부르크에 마련됐다. 한희원 작가는 24점의 신작을 출품했다. 인간의 근원적인 영혼과 안식을 별, 바람, 나무, 사람, 마을 등의 소재를 빌어 특유의 두터운 질감으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트빌리시의 밤풍경'과 '아코디언 켜는 사람', '꽃과 붉은 풍경' 등을 비롯 최근작인 '생을 노래하는 사람들' 연작도 선보인다. 작품마다 뛰어난 명암처리와 조형감각이 깊은 서정성과 더해져 시적 감수성까지 묻어난다.

이민 작가는 '양림연화 99'점 가운데 40점을 출품했다. '양림연화 99'는 이 작가가 유년시절의 양림동 기억을 판타블로 기법으로 표현한 99개의 판화작품들로 2018년부터 3년에 걸쳐 완성했다. 그는 99점 중 판매가 완료된 59점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을 독일 전시에 선보이고 있다.

기흐부르크 전시가 끝나고 나면 작품들은 부르크쿤슈타트 프로듀서 갤러리로 이동, 두 작가를 포함해 3인전이 진행된다. 이후 10월 8일부터 30일까지는 뮌헨 두루두루 갤러리로 옮겨 각각의 개인전으로 열릴 예정이다.

한희원 작가는 "코로나19로 해외 전시가 어려운 상황에서 철학과 음악에 남다른 명성을 갖고 있는 독일에서 초대전을 갖게 돼 의미가 있고 영광스럽다"면서 "이번 전시회 성과를 토대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새로운 변화의 계기로 삼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민 작 '불켜진 사직도서관'

한희원 작가

이민 작가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