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호남샤니 파업 11일째 강대강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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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화물연대 호남샤니 파업 11일째 강대강 대치
19명 '업무방해' 입건 등 현재까지 24명 수사||“불공정 대기시간 없애야”… 차별화 현실 지적
  • 입력 : 2021. 09.12(일) 17:16
  • 김해나 기자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2지부 SPC(파리바게트)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3일 광주 광산구 호남샤니 광주공장 정문에서 대체 물류차량 진출입을 가로막으며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고 있다. 뉴시스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화물연대 조합원이 열흘이 넘도록 파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2일 광주 광산경찰은 공장 물류 차량을 가로막고 영업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2지부 SPC(파리바게트)지회 소속 조합원 등 19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 광주 광산구 호남샤니 광주공장 정문 출입로를 막고 대체 차량의 통행을 방해한 혐의다.

앞서 노조 조합원들은 불필요하고 불공정한 대기시간을 없애기 위해 증차를 요구했다.

조합원들은 "지난 4월 SPC본사와 합의한 노선 증차가 수개월이 넘도록 이행되지 않는다"며 운송 거부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완제품 빵 등을 배송할 때 유통기한을 고려, 한 점포에 하루 2번 배송(1, 2회)을 한다. 장거리는 1, 2회를 나눠 가지만, 광주 시내권은 1~2회를 한 조합원이 다 담당한다.

게다가 호남샤니 공장 내 공간이 협소하고 생산 라인이 적어 2회 배송분 분류 작업이 시작되는 새벽 3시 전에는 1회 배송 차량이 모두 나가야 한다.

2회 배송은 평균 오전 8시30분에서 9시 사이에 시작하기 때문에 1회 배송을 끝내고 공장으로 돌아오면 2회 배송 전까지 3시간 이상의 대기시간이 생긴다.

조합원들은 광주 시내권 배송을 담당한 이들이 차별받는 현상을 지적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관계자는 "물량을 줄이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다"며 "같은 월급을 받지만 차별화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송 거부를 시작한 것이다"고 말했다.

호남샤니 광주공장은 SPC그룹이 생산한 제빵 제품과 원·부재료 등을 광주·전남권 320여 점포에 배분하는 물류 기지다. 이곳에서 배송을 맡은 화물차 기사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으로 양분됐다.

권역 내 배송 노선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화물차주로 나뉘어 있으며 증차에 따른 노선·배차 재조정 등을 놓고 서로 갈등이 생겼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노총 화물연대 관계자는 각 노조의 갈등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투쟁은 SPC 사측이 한국노총을 이용하고 민주노총 화물연대를 탄압하는 꼴이다"며 "우리가 투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손해배상 등 법적 조치로 협박하며 우리를 와해시키는 것이 목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에서 지금까지의 대체 차량 운임 비용 등 손해에 따라 청구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공문이 유효한 이상 우리의 투쟁도 계속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