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 "尹, 전두환을 옹호하다니…" 충격·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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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들 "尹, 전두환을 옹호하다니…" 충격·분노
이용섭 “사죄하라” 긴급성명 발표 ||오월단체 “호남구애 진정성 있나” ||野 “지지율 상승 분위기에 찬물” ||광주방문 사과·캠프 대처에 촉각
  • 입력 : 2021. 10.20(수) 16:26
  • 최황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전북지역 의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 발언에 대해 대선 후보직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놓고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보수 불모지인 광주·전남에서 정치적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던 국민의힘 정치권도 해당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국회와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전날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전두환씨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자 광주·전남 민심은 충격에 빠졌다.

이날 이용섭 광주시장은 긴급 성명서를 내고 "죄없는 국민들을 무참히 살인한 것 빼고 일을 잘했다니. 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치권력 앞에 국민의 생명과 존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대권주자라는 사실 자체가 통탄하고 분노할 일이다"라고 강력한 유감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윤 전 총장은 헌법을 유린하고 하극상의 쿠테타로 권력을 찬탈한 5·18 원흉 전두환을 더 이상 비호하지 말고 망언에 대해 즉각 사죄하라"며 "국민의힘은 지역갈등을 깨고 국민을 위한 당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던 약속을 되새기며, 더 이상 역사왜곡과 망언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5·18관련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5·18기념재단도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의 '호남 끌어안기'에 진정성을 의심했다. 이들은 "지난해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김종인 대표는 5·18 정신을 훼손하는 당 일부 인사들의 행태(5·18망언을 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무릎 꿇고 사죄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진정으로 사과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국민의힘 광주·전남 정치권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광주 북구갑 국회의원이자 현재 윤 전 총장의 캠프 소속인 김경진 전 의원도 CBS 라디오 한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 사과를 추진할 계획도 내비치기도 했다.

또한 내년 대통령선거 정권교체, 지방선거 호남 불모지 개척을 목표로 두고 있는 국민의힘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전략적으로 매우 치명적인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준석 대표와 저 또한 호남의 선택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었는데 그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다"라며 "최근 상황을 보면 호남의 민심이 빠르게 국민의힘을 수용하고 있어서 당 차원에서도 기회를 모색하고 있었는데 (윤 전 총장이) 기회를 갑자기 위기로 바꿔버렸다"고 비판했다.

지역 내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캠프 측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전두환씨를 찬양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면서 "지역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향후 대처 방안을 고심하겠다"고 답변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