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25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자가진단키트가 다 팔려 박스만 남아있다. 뉴시스 |
오미크론 방역 대전환을 위해 도입된 자가검사키트(키트)의 충분한 수량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급증하는 검사량을 감당하기 쉽지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신속항원검사 대행을 맡은 동네병원들도 검사 중 확진자가 나올 경우 병원 폐쇄로 이어질 수 있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자가진단 키트 대란' 오나
25일 광주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급증하는 모든 확진자에게 방역·의료 여력을 집중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고위험군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초점을 맞춘 새 방역체계인 '오미크론 대응 단계'를 가동했다.
이 단계에서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60세 이상 고령층,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만 진행한다. 고위험군이 아닌 이들은 신속항원검사나 키트에서 양성이 나왔을 때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정확도는 가장 높지만 검사 역량이 한정된 PCR 검사를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군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지속하는 광주·전남은 26일부터 해당 체계를 적용한다.
광주시의 각 구 보건소에 키트 확보는 완료된 상태다. 다만 광주시청 인근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별개로 신청했다. 광주시는 총 1만8000개의 키트를 확보, 오미크론 대응 단계에 돌입한다.
전남도 역시 1차로 3000개의 키트를 확보했으며 2만5000개 추가 구매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시도 각 하루 합산 5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 확보된 키트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만 하더라도 광주지역 2만8554명이 검사를 받았는데, 현재 확보된 키트로는 하루도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키트는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살 수 있어 의심 증상자가 급증할 경우 '제2의 마스크 대란' 우려도 있다.
방역당국은 수급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광주시 방역당국 관계자는 "현재 '오미크론 대응 단계'는 광주·전남·평택·안성 등 오미크론 우세화가 먼저 시작한 4개 지역에 대해서만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몇 개의 키트를 며칠 동안 사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다"며 "확보된 키트 지급 현황을 지켜보고 그에 맞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일 돕다 문 닫아야 한다면'… 동네병원 '속앓이'
보건소뿐만 아니라 동네 호흡기전담클리닉을 방문해 의사 진료 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 역시 검사자가 양성일 경우 PCR 검사를 진행하는데, 검사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병원을 일정 기간 폐쇄해야 해 병원의 고충도 상당하다. 현재 호흡기전담클리닉은 광주 23개소, 전남 15개소다.
광주지역 한 의사는 "폭증하는 확진세로 인해 환자 관리 부담을 나누는 것은 좋은 일이다"면서도 "검사 결과가 양성일 때 병원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 같아 걱정이 크다. 규모가 작은 병원은 되려 일을 분담하려다 감염 확산 확률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오미크론 대응 체계가 가동된 26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백신 접종완료자라면 현행 10일이 아닌 7일만 자가격리를 해도 된다. 또 접종완료자가 확진자와 밀접접촉을 한 경우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 체계를 이달 말 전국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