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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만으로는 안 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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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만으로는 안 되는 일

김해나 정치부 기자

게재 2022-07-17 14:36:28
김해나 기자
김해나 기자

기자는 어릴 적 두발자전거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선배들이 '묘기'를 부리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네발자전거도 익숙지 않은 상황에 바퀴 두 개를 떼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누군가 뒤에서 잡아준다고 한들 넘어지기 일쑤였고 무릎과 팔꿈치는 너덜너덜 찢어졌다.

초등학교도 입학 안 한 '유딩'이 뭘 알았을까 싶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열정'이었다.

단순히 열정만 가지곤 두발자전거를 마스터할 수 없단 걸 깨달았을 땐 온몸이 멍과 피투성이가 된 후였다.

다행히 그 당시는 방학이어서 오기로 하루에 8시간가량 네발자전거를 탔다. 조금 과장해 눈 감고도 탈 수 있을 때쯤 다시 두 바퀴를 뗐다.

이전보다는 중심을 잡는 감이 왔고 연습의 결과가 금세 드러났다.

결국 기자는 '오기'라는 노력 끝에 '두발자전거 타기 전쟁'에서 승리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민선 8기가 시작됐다. 광주시의회와 5개 자치구 의회도 새로운 첫발을 내디뎠다.

'새로운' 것에는 기대가 따르기 마련인데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

6·1지방선거에서 광주가 보여준 투표율 때문이다. 광주는 전국 최저 투표율인 37.7%를 기록했다. 어차피 민주당이 독식할 것이라는 허탈함과 그에 대한 심판이 공존한다는 분석이다.

또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이번 시·구의회에는 '열정' 넘치는 초선 의원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젊고 활기찬 의회를 표방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집행부 견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진 아직 미지수다.

현재 광주 시·구의회 대부분이 회기 중인데 이번 회기는 조례 발의보다 첫걸음을 떼기 위한 '업무 보고' 등이 주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새롭게 출발한 제9대 광주시의회는 '의회다운 의회'를 강조하며 의원 간 견제·감시를 통한 '실력 있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5개 구의회는 각자 연구 모임을 꾸려 '연구하는 의회'를 갖추겠다고 했다.

이들이 시·구민과 소통하며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의원은 그저 회기 때만 의회에 등장해 대접받는 자리가 아니다. 시·구민의 목소리에, 현장의 절실함에 답하는 자리다.

기자의 '자전거 전쟁'과 비슷한 열정 넘치는 민선 8기가 시작됐다.

자전거에서 수십번 넘어질 당시 기자에게도 열정은 있었다. 다만 열정에 노력이 더해져야만 두발자전거를 탈 수 있다.

광주의 시·구의회가 진정성 있는 의정활동으로 '열정만 넘치는' 의회가 아닌 '노력의 성과를 보여주는 의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