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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것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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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것들은…"

양가람 사회부 기자

게재 2022-08-21 14:20:11
양가람 기자
양가람 기자

기원전 1700년 수메르시대 점토판에는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는 문자가 새겨져 있다.

기원전 425년 그리스 아테네 학당에도 "요즘 아이들은 폭군과도 같다. 부모에게 대들고, 음식을 게걸스레 먹으며 스승을 괴롭힌다"는 소크라테스의 훈계(?)가 걸려있었다고 한다. 훗날 미국 언론에 의해 날조된 이야기였음이 밝혀지긴 했지만, 젊은이를 바라보는 '꼰대'의 시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해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22년 언론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도 '요즘 젊은 것들…'로 시작되는 부정적인 시선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야시간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교사 노트북에서 중간·기말시험 답안지를 빼돌린 고교생 두 명에겐 '간 큰 도둑XX', 집단 폭행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린 여중생에겐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이란 욕설이 쏟아졌다. 감히 학생들이 저지른 것이라 볼 수 없을 만큼 지능적이며 잔혹한 범행수법에 놀라며 '요즘 애들 무섭다. 촉법소년법 없애라'라는, 애꿎은 법 폐지론까지 등장했다.

수없이 많은 비난 댓글 속에 '학력(성적)지상주의'나 '가정 소외'를 지적하는 이는 찾기 어렵다. 학생들이 갖고 싶어 했던 '서울대'(학력) 간판이 다른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사회는 아닌지, 폭행가해자가 소년원을 수없이 드나드는 동안 가정과 학교의 울타리가 제 구실을 못한 건 아닌지에 대한 고민은 많지 않다.

"아무리 보안에 신경쓴들 이번처럼 학생들이 작정하고 저지른 범죄를 어떻게 막습니까." 한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험지 유출 사건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시험지 관리 규정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더욱이 한 학교에서 비슷한 사안이 두 번이나 발생했다는 점에서 보안 부실에 대한 세간의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요즘 젊은 것들'이 저지른 범죄는 늘 존재했고, 범죄에 대한 사회적 반응도 비슷했다. 그래서 바뀐 게 없다. '(과거의) 젊은 것들'이 사회로 나와 또다시 '요즘 젊은 것들'을 지적한다. 입시를 위한 무한 경쟁의 장이 된 학교에서 학생들은 공정, 배려 등의 가치를 배우기 어려워졌다. 사건이 있은 뒤에야 교육청은 '인성교육 강화', '위기학생 지원' 등을 발표하지만, 경쟁 위주의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 한 소용없는 대책이다.

전문가는 부모나 선생님 등 어른들의 관심이 청소년의 일탈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주기적인 심리상담만으로 청소년의 재범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위해 '과거 젊은 것들'이던 꼰대들의 노력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