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KIA 윤석민이 치른 복귀전 평가다. 물론 평가가 다 다를 수는 있지만 2년만에 등판한 첫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투구내용은 올시즌 선발진에 합류해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데 기여할 할 수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줬다. 이제 KIA는 윤석민을 어느 자리에, 어떤 경기에 내보내야 할 지 고민하는 일만 남게 됐다.
KIA타이거즈는 지난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즈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윤석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가 마운드에 오르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나왔다. 벤치가 아닌 마운드 위에서 바라본 운동장은 감회가 남달랐을 터다. 부상이후 재활을 거듭하다 2년만에 팬들 앞에 우뚝 섰다. 팬들의 박수는 그에게 꼭 승리투수가 되라는 뜻은 아니었다. 아프지 말고 다음 게임 그리고 또 다다음 게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보내는 응원이었다. 비록 4.2이닝 8피안타(1홈런) 4볼넷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지만 위기 속에서도 실점을 최소화 하는 예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윤석민은 경기가 시작되자 우려와는 달리 무난하게 타자들을 요리하며 1회 1사2루 위기를 실점없이 넘겼다. 2회에 실점했지만 3회에도 무사1루 상황에서 타자들에 밀리지 않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구속도 예전만 못했지만 점차 구속이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끝난 뒤 집계된 윤석민의 투구 구속을 보면 최고구속 142㎞, 평균구속 139㎞로 최고 150㎞대 직구에 140㎞ 중반의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며 타자들을 위협하던 이전의 파워피칭은 아니었다. 느린 구속 대신 직구보다는 철저하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상대했고 1회초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듯했다. 1회 1사2루, 3회 무사1루 에서도 차분하게 타자들을 요리하며 실점하지 않아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 윤석민은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하루빨리 치열하고 물고 물리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한편 KIA는 이날 두산전에 앞서 나지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는 내야수 류승현을 5번, 3루수에 기용했다. 나지완은 개막 이후 첫 말소이며 류승현은 입단 3년만에 첫 1군무대에 올라와 데뷔전을 치렀다.
광주일고 출신의 류승현은 2016년 2차 10라운드 지명선수로 우투좌타이다. 올해 퓨처스리그 4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9리, 2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10경기에서 4할3푼9리의 맹타를 휘둘러 1군 승격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