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20-2> 해체땐 농업·지역상권 타격…탄력적 보 운용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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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20-2> 해체땐 농업·지역상권 타격…탄력적 보 운용 바람직
'죽산보 해체' 반대 이유 들어보니||대책없는 해체는 국가적 낭비 ||여름·겨울철 맞춰 물관리 필요||최후 상류 일부댐 개방 해줘야||
  • 입력 : 2021. 01.31(일) 17:49
  • 조진용 기자

김태근 죽산보철거반대 투쟁위원회 위원장이 죽산보에 설치된 가동보 기능을 활용해야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주지역 농민들이 환경부 산하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4대강 보 중 하나인 영산강 죽산보 해체 결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농업용수 부족과 관광산업 타격이 우려되서다. 이들은 죽산보 철거시 영산강 상류 4개 댐(장성·담양·광주·나주)중 일부를 개방해 농업용수와 물 수위 확보 등이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주민들은 무턱대고 보해체를 하지 말고 여름철과 겨울철 물을 흘려보내거나 가두는 형태로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을 주문했다. 만약 정부가 농업용수 확보 등 대안없이 죽산보 철거를 밀어붙일 경우 법정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사짓는데 지장있을까 걱정

죽산보 인근 농민, 영산포상가상인회, 영산포홍어연합회 등 10여개 단체들로 구성된 죽산보철거반대 투쟁위원회가 죽산보 해체를 반대하는 이유는 농업용수 확보 때문이다.

이병률(84·왕곡면 옥곡2리)씨는 "죽산보 설치전에는 농번기철 물걱정 뿐이었는데 죽산보 설치 후 풍족한 농업용수 덕택에 벼농사가 잘됐다. 현재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고 말했다.

김태근 반대위 위원장은 "농업용수가 부족한 영산강 하류지역인 왕곡면, 동강면, 공산면, 다시면 농민들은 지하수를 끌어다 사용했다. 하류에 죽산보가 생기면서 농업용수 문제가 해결됐는데 해체할 경우 농사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했다.

(왼쪽) 김태근 죽사보철거반대 투쟁위원회 위원장과 죽산보 해체를 반대하는 주민들

●황포돛배 등 관광사업도 '타격'

죽산보를 끼고 운영중인 관광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2012년부터 영산포에 황포돛배가 운항되고 있지만 죽산보 해체로 운항이 중단될 경우 관광객 감소가 불가피하다.

10년 동안 황포돛배를 운행한 정재삼 씨는 "죽산보 설치 전 영산포 수위는 사람 발목 높이였는데 죽산보가 설치된 후 수위가 확보돼 황포돛배가 운항하게 됐다. 황포돛배 이용객들이 주변상권 활성화로 연계 됐는데 죽산보 해체땐 주변상권 역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나주시에 따르면 2015년 황포돛배 이용객은 3만963명, 2017년 2만6779명, 2019년 1만9615명 등 평균 연 2만5000여 명이 찾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방문객이 5000여 명에 그쳤다. 죽산보오토캠핑장도 직격탄이 예상된다. 죽산보 오토캠핑장은 1만2329㎡ 규모로 올해 평일 200명, 주말 800명이 방문할 만큼 인기다.

2011년 8개 시공사가 1600억원을 투입해 완공한 죽산보 전경

●나주 주민 배제한 채 민간위원 구성

반대위는 죽산보 해체 결정 과정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죽산보 해체를 결정짓는 영산·섬진강 유역 물관리위원회 민간 위촉위원 구성 당시 영산강유역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주민위원을 참여시키지 않아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입장이다.

조성환 반대위 위원은 "19명으로 구성된 민간 위촉위원 구성에 환경운동가는 4명 포함됐지만 영산강유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위원은 한 명도 없어 지역민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국민 세금 1600억원 투입해 죽산보를 설치했는데 죽산보를 철거하기 위해 세금 250억 원을 투입하는 것은 예산낭비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이제와서 죽산보를 해체하는 것 역시 낭비다. 여름철과 겨울철 물을 가둬두거나 방류하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윈윈하지 않겠는가"라며 "지역민의 의견을 다시 수렴, 농업용수 확보 등 대안을 마련한 뒤 철거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광주 오폐수 방류도 오염 원인

반대위는 죽산보가 영산강 수질악화의 '2차 오염' 원인은 될 수 있지만 상류댐 건설에 따른 물 부족과 광주 오폐수 방류도 수질오염의 원인이라고 꼽았다.

조옥현 전남도의회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광주시 서구 마륵동 지점에서 측정된 수질측정(BOD) 결과 지난 2016년 연평균값 ℓ당 4.2㎎에서 2020년 9월까지 연평균값이 8.5㎎으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김태근 위원장은 "죽산보 해체에 앞서 광주시 생활 오폐수 처리장 개선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1970년 영산강 상류지역(장성·담양·광주·나주)에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댐을 만들었다. 물을 가둬 놓은 탓에 농업용수가 부족해졌다"며 "죽산보 해체에 따른 물 부족 해결과 황포돛배 운영을 위한 물 수위를 높이기 위해 영산강 상류댐을 개방해 농업용수 확보와 황포돛배가 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970년 영산강 상류지역(장성·담양·광주·나주)에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댐을 만들었다. 물을 가둬 놓은 탓에 농업용수가 부족해 졌다"며 "죽산보 해체에 따른 물 부족 해결과 황포돛배 운영을 위한 물 수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산강 상류댐을 적절히 개방해 농업용수 확보와 황포돛배가 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12년 운행을 시작한 영산포 황포돛배

2005년 죽산보가 설치되기전 항공촬영한 영산포의 모습.죽산보철거반대 투쟁위원회 제공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