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28-1> 현실화 되는 지역 대학의 '서글픈 벚꽃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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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28-1> 현실화 되는 지역 대학의 '서글픈 벚꽃 엔딩'
올해 호남 대학 충원율 전부 미달||학령인구 감소·수도권 쏠림에 난항||“예견된 사태, 막지 못해 안타까워”
  • 입력 : 2021. 04.04(일) 18:01
  • 김해나 기자
지난달 16일 전남대학교 캠퍼스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남대학교 제공
지역 대학이 사라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미충원 때문이다.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폐교한다'는 이른바 지역 대학의 '벚꽃 엔딩'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위기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확대된다는 점에서 지역대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쳐야 하지만 지역 대학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돼 있다.

4일 광주·전남지역 대학 등에 따르면 2021년을 맞아 전국 대학에서는 2만6129명의 신입생을 추가 모집했다. 이는 2005년 추가 인원인 3만2540명 이후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가 모집 인원은 9830명으로, 올해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문제는 이 추가 모집 인원이 서울·경기·인천 등을 제외한 비수도권 대학에서만 2만3889명이라는 점이다. 추가 인원의 91.4%가 지역대에서 나온 것이다.

당연히 광주·전남 지역에 소재한 대학들의 상황 역시 '역대 최악'이다.

이날 지역 4년제 대학의 2021년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어느 한 곳도 신입생 정원 내 충원율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광주·전남 거점 국립대인 전남대는 올해 4207명을 모집했다. 하지만 최종 등록 인원은 4067명으로 충원율 96.7%에 그쳤다. 조선대 역시 모집 인원 4350명 중 신입생 4222명이 들어오며 충원율 97.1%를 기록했다.

그나마 이 두 학교는 나은 편이다. △광주대 90.4% △동신대 92.3% △호남대 90.5%였고 목포대는 87.1%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대학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학령인구 감소를 꼽는다.

2021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43만3433명으로 대학 입학정원인 49만여명보다 크게 부족했다. 1994년도 첫 수능 이후 응시 인원이 50만명 이하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2만85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에 비교해 3642명이 줄어든 수치다. 또 올해 만 18세 학령인구는 47만6000명으로 지난해 51만2000명보다 3만5000명이 줄었다. 출생아 수와 현재 감소하는 학령인구 추세를 보면 학령인구는 지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지역대의 위기는 앞으로도 더욱 심화할 것이며 기존의 방식으로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급해진 지역 대학들은 생존책을 구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통합을 추진한 부산대와 부산교대다.

두 학교는 부산 지역 내 가장 경쟁력을 갖춘 국립대로 이들이 통합한다는 것 자체가 학령 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한 지역 대학 관계자는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문제는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등장한 문제였지만, 알고도 막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대학 자체적으로는 더 이상 어떤 해결책을 만들기 어렵다. 지자체와 정부 차원의 해결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