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18 무명열사 41년만에 신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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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18 무명열사 41년만에 신원 확인
국립묘지 안장 유골 1기 진상규명
  • 입력 : 2021. 06.16(수) 16:44
  • 편집에디터

행방불명 처리된 5·18 무명열사가 41년만에 신원이 확인됐다. SNP 유전자 검사 기법을 도입한 첫 사례로 향후 신원 미상·행방불명자 파악에 전기가 될 전망이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 묘지 세미나실에서 무명열사 묘역에 안치된 '묘 4-90'의 신원이 5·18 당시 총상을 입고 숨진 신동남씨라고 밝혔다. 41년간 이름없이 유해만 안치된 신씨가 이름을 찾아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무명의 유해가 신씨로 이름을 찾는 과정은 지난했고, 한편으론 극적이다.

항쟁 당시 30세로 건축 미장일을 하던 신씨는 5월21일 광주역 인근에서 3공수 부대원 발포로 추정되는 총탄에 총상을 입어 적십자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이틀 후 숨졌다. 신 씨는 병원에서 '심봉남'으로 기록돼 신원 확인이 어려워 신원 미상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시위로 상무대에 구금된 이금영씨의 어머니가 신씨를 이씨로 착각, 장례 절차를 진행했다. 이후 이금영씨의 생존 사실을 알고 다시 신원 미상으로 분류됐다. 광주시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행불자찾기 일환으로 신원 미상 11기 유전자 검사에서도 신씨의 존재는 확인을 못했다. 영원히 잊어질 뻔한 신 씨의 이름은 5·18 재조사 과정에서 SNP 유전자 검사 신기술을 활용, 세상에 드러났다. 부계에 의해 친족 관계 여부를 확인하는 Y-STR 유전자 검사와 가족 관계 여부를 확인하는 SNP 검사를 병행한 성과였다.

41년만에 무명 열사의 신원 확인은 암매장 등 진상 규명에 애로를 겪고 있는 행불자 신원 파악에 기대감이 크다. 그래서 마음이 바쁘고, 갈길이 멀다. 우선적으로 5·18 민주묘지에 남아있는 무명열사 4기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 이름을 찾아줘야 한다. 5·18 보상이 시작된 1990년부터 7차례에 걸쳐 공식 인정을 받지 못한 행불자 전원에 대한 조사와 화순 주남마을 부엉산 유골까지 확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당시 투입된 계엄군들이 5·18 진상조사위원회에 직접 암매장 등에 대해 진술을 하고 있다니, 행방불명자 찾기에 속도를 내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