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김홍빈 대장을 상징하는 단어는 도전이다. 고흥 출신인 그는 1991년 북미 매킨리(6194m) 단독 경량 등반을 하다 손에 동상을 입어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좌절하지 않는 그의 오뚝이 정신은 지난 2009년 남극 빈슨 매시프(4897m)등정으로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과 함께 지난 달 18일 브로드피크 정상에 올라 전세계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좌 모두를 정복하는 새역사를 썼다. 열손가락이 없는 장애인으로 인간의 한계에 멈추지 않고, 고봉을 밟을 때마다 전세계인들은 그에게 감동했다. 이번 히말라야 등정도 그의 숙원을 푸는 것도 있었지만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에게 도전의 희망을 선물하고 싶었다.
송원대학 83학번인 그는 산악부에서 산을 만났고, 89년 동계 에베레스트 원정 이후 그의 열정은 멈출줄 몰랐다. 대학시절 터득한 암벽, 빙벽 등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고 있던 그는 장애를 얻기전 배워둔 스키도 한몫했다. 그는 알파인 스키 장애인 국가대표로동계올림픽에도 출전했다. 인라인과 사이클 실력도 뛰어난 그에게 스포츠는 산악을 정상 정복하기 위해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달 19일 실종됐을때 구조대가 빨리 투입되면 살아있을 것이라고 실낱같은 기대감을 가진 이유다. 가족의 수색 중단 결정으로 김대장은 지역 출신으로 95년 브로드피크에서 조난된 박현재 산악인과 함께 잠들었다. 4차 산업 혁명으로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도 인간 한계에 도전한 그의 기념비적 역사는 미래 세대에 귀감이 될 것이다. 지역에서 그를 기리는 김홍빈기념관 건립 논의도 활발해졌으면 한다. 4일부터 8일까지 김홍빈대장의 업적을 추모하는 행사가 광주염주체육관을 비롯해 온라인에서 진행된다. 전세계인에게 불굴의 도전 정신과 희망을 안겨준 김홍빈 대장의 안식을 기원한다. 김홍빈대장의 영전에 꽃한송이를 바친다. 이용규 논설실장
이용규 기자 yonggyu.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