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빠진 천재들이 바꿔온 인류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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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 빠진 천재들이 바꿔온 인류의 역사
  • 입력 : 2022. 08.11(목) 17:32
  • 이용환 기자
미치도록 기발한 수학 천재들. 블랙피쉬 제공
미치도록 기발한 수학 천재들

송명진 | 블랙피쉬 | 1만8800원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시대, 세계 속 한국의 수학적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수학적 모델링으로 성공적인 방역 정책을 유지했는가 하면, 지난 2월에는 국제수학연맹이 한국을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승격시켰다. 7월에는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한국계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2위를 차지하는 성과도 올렸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에서는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 넘쳐난다.

신간 '미치도록 기발한 수학 천재들'은 역사 속 수학의 놀라운 탄생 흔적을 하나 하나 밟아가며 잊고 있던 수학의 재미를 일깨우는 책이다. 세상을 바꿔온 대표적인 수학자 12인의 생애를 추적해 '수'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수학은 인류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다빈치가 '원근법'을 활용해 완성한 걸작 최후의 만찬은 다빈치의 수학 교사 파치올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피타고라스는 수를 신처럼 숭배하는 종교집단의 수장이었다.

물리학이라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던 시절 뉴턴은 수학을 기반으로 지구의 운동을 설명했고, 데카르트의 좌표 덕분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그 밖의 정교한 우주 연구도 가능해졌다. 수학이 없었다면, 우리는 현대의 많은 풍요로움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책은 또 판돈을 정확하게 나누고 싶은 도박꾼의 질문에서 시작된 '확률론' 이야기, 상업과 무역업이 성행하며 이자 계산을 위해 '삼차방정식' 풀이가 나온 배경 등 때로는 우연처럼, 때로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견된 수학이 어떻게 세계를 확장시켜 왔는지도 소개한다.

교과서 속 지식에만 머물러 있던 수학을 우리가 사는 세상 가까이로 데려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오늘날의 '알고리즘'이라는 용어는 '대수학의 아버지'인 알 콰리즈미가 자신의 저서에서 밝힌 간결하고 쉬운 연산 기법에서 비롯됐다. 2진법과 보편언어에 관한 아이디어로 훗날 컴퓨터의 발명을 가능케 한 라이프니츠의 이야기도 한 시대의 수학적 발견이었다.

150여 컷이 넘는 풍부한 시각 자료와 함께 세계사 속 기상천외한 수학의 발견을 하나씩 읽어 나가다 보면, '수학'이라는 학문이 교과서 속 따분한 지식이 아닌 내 '일상'이 되는 짜릿한 경험을 맛볼 수 있다.

이과적 상상력과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어쩌면 수학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인문학적 상상력을 불어넣는 스토리텔링과 함께 수포자도, 문과생도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신비로운 수학의 세계에 빠져보고 싶지 않는가. 복잡한 기호와 수식, 계산에서 잠시 떨어져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수학의 재미를 만끽해보자.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