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못'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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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결혼 '못'하는 시대
노병하 사회부장
  • 입력 : 2022. 11.16(수) 17:13
  • 노병하 기자
노병하 부장
최근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동생이 결혼을 했다. 그 동생이 20살 때부터 알던 터라 반갑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멀지 않은 과거엔 결혼은 의무였다. 결혼을 해야 어른이었고, 결혼을 하고 난뒤에는 애를 낳아야 어른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은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못'하는 것이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2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그러하다. 이 조사에서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의 비중은 50.0%로 2년 전보다 1.2%포인트(p) 감소했다. 젊은 층일수록 결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비중이 크지 않았다.

결혼 적령기에 속하는 20대와 30대의 경우 이 비중이 각각 35.1%, 40.6%로 집계된 것이다.

또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답한 비중은 각각 53.5%, 52.8%이며, '하지 말아야 한다'도 6.4%, 3.5%에 달했다.

13~19세의 경우 29.1%만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40대와 50대는 각각 42.3%, 52.8%로 조사됐고, 60세 이상에서는 71.6%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결혼에 대한 남녀의 견해 차이도 컸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은 남자가 55.8%로 여자(44.3%)에 비해 11.5%p 많았다.

그렇다면 왜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일까? 돈 때문이다. 실제 답변자 중 28.7%가 '결혼 자금이 부족해서'를 꼽았다. 이어 '고용 상태가 불안정해서'(14.6%),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3.6%), '출산과 양육이 부담돼서'(12.8%),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12.2%) 순이었다.

성별로 봐도 '결혼 자금이 부족해서'라고 답한 비중이 남자와 여자 각각 32.8%, 24.6%로 가장 많았다.

들국화의 노래 중 '비가 새는 오두막에 새우잠을 잔대도/ 정든님과 함께라면 즐거웁지 않느냐' 라는 대목이 있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가난해도 같이 손을 잡고 헤쳐 나가는 것이 결혼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그때는 세파라는 게 제법 헤쳐 나갈만 했나 보다.

요즘 청춘들은 아예 엄두조차 못내는 분위기다. 하기야 집 값이 얼마던가? 이 청춘들의 결혼 거부 사유가 왜 인지 우리 어른들 잘못인 것 같아 마음이 스산하다.

덧붙여 들국화의 노래 뒷 부분은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내일은 해가 뜬다'다.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진짜 해가… 떳으면 한다.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