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전략 수립… 답례품에 진정성 담아야"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지역이슈
"지역발전 전략 수립… 답례품에 진정성 담아야"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토론회||“기부금은 지역 응원의 결과물” ||일본 ‘고향세’ 성공사례 소개도 ||전남도, 다양한 차별화 전략 수립
  • 입력 : 2022. 12.20(화) 17:03
  • 김은지 기자
신승근 한국공학대학교 교수가 20일 전남일보 승정문화관에서 열린 2022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및 성공 전략을 위한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인구 감소로 소멸위기에 놓인 자치단체가 기부를 통해 재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고향사랑기부제'가 내년 1월1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타 지자체에 비해 농수특산물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광주·전남의 경우 기부금과 답례품 실적 증대는 물론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 지역간 균형발전이 기대된다.

20일 전남일보 승정문화관에서 열린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및 성공전략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제도 시행에 앞서 고향사랑기부제의 안정적인 정착과 활성화, 재정 확보를 통한 지역소멸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다.

토론회는 각 지자체 고향사랑기부제 준비상황을 파악하고 자치단체의 매력과 답례품을 적극 홍보하는 본보의 '고향사랑기부제 연중 홍보 캠페인' 일환으로 마련했다.

신승근 한국공학대학교 교수와 오종우 전남도 고향사랑과장의 주제발표 및 일본 선진지 답사 참가자들의 종합토론으로 진행됐으며 제도의 성공 안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 일본 '고향납세제' 성공사례 소개

토론회에서 첫 주제발표를 맡은 신승근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는 '지역경영 전환과 고향사랑기부제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신승근 교수는 고향사랑기부제의 개요와 배경, 의미, 우수사례 등을 설명해 참가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경영 방안을 제언했다.

신 교수는 "지역발전 전략 마련을 위해선 지역에 대한 애정과 고민이 필요하다"며 "답례품을 통해 지역이 전달하고자 하는 진정성이 뭔지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에 대한 응원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8월27일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90명을 수용한 충북 진천군을 예로 들었다. 난민들은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을 피해 탈출해 진천 혁신도시에 있는 공무원교육원 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진천군이 난민 수용을 결정하자 전국에서 응원의 물결이 이어졌다. "돈쭐내자(돈+혼쭐내자)"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며 'BUY 진천(진천을 사자)' 열풍이 불었다. 진천군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진천몰'에 주문이 폭주했으며 시스템 일시중단 사태까지 일어났다.

신 교수는 일본의 히라도시(市), 미나미아와지시(市) 등 일본 고향세 우수사례 소개를 통해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한 지역발전 전략을 조언했다.

히라도시의 답례품 아이디어 개발전략이 눈길을 끌었다. 히라도시는 기부자의 선의를 바라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게임성이 가미된 즐거운 시스템'으로 고향납세제도 전략을 바꿨다. 카탈로그도 단순한 상품소개가 아닌 즐겁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구성해 두근거리는 설렘의 감정을 일으켜 기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시민들이 꾸준히 기부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만들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포인트로 전환해 가치의 계승, 적립의 즐거움을 이끌어 냈다. 한정된 생산능력과 계절성으로 수량이 한정된 상품을 '정기배송 방식과 회원 한정 특전'으로 안심하고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정시·정량공급이 필요한 '상품 브랜드 전략'에서 '히라도 코너'를 설치해 계절별 소량 다품목을 제공하는 '지역브랜드' 전략으로 전환한 게 주효했다. 히라도시는 '준비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디테일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 교수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안정적으로 안착돼 순기능을 한다면 지역에 있는 사업자가 전국적 사업자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지역 특산품에 대해 단순히 홍보할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가미해 기부자의 관심을 이끌고, 지역 관광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효고현 미나미와와지시는 양파를 답례품으로 선정했으며 지역에 양파 조각품, 양파 오두막 등 명물을 조성해 지역을 알렸다.

미야코노조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성과를 거뒀다.

고기와 소주 생산량 전국 1위 지역이라는 점을 활용해 2014년부터 답례품을 고기(소·닭·돼지)와 소주에 한정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100만엔을 기부하면 365병의 소주(1.8ℓ)를 송부하는 기획상품을 인터넷에 올려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밖에 우마지무라는 유자 음료와 초밥, 조미료, 공장 견학 등으로 실적을 올렸으며 기타큐슈의 경우 '크라우딩 펀딩'을 활용해 기부금을 모았다.

신 교수는 "'자금과 사람의 지역 유입'이야말로 고향사량기부제가 시행되는 실질적 의의"라며 "기부제의 활성화와 기부금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용, 책임성 강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전남도, 다양한 차별화 전략 수립

오종우 전남도 고향사랑과장은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에 따른 전남도의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전남도는 답례품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남도의 경우 답례품을 2개(쇼핑몰, 지역사랑상품권)로 한정한 반면, 전남도는 100개가 넘는 답례품을 선정해 지역 농수특산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원물보다 가공식품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답례품 추가 등록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차별화 전략도 눈에 띈다.

전남도는 △전남사랑애(愛) 서포터즈 운영 △전남사랑도민증 발급 △고향사랑기금 사업 등을 운영한다. 기부를 통한 관계인구 유입 및 지역공동체 의식 확산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지역특산품으로 답례품을 제공함으로써 판로확보와 지역민 소득증대, 일자리창출, 인구유입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11월 남도장터 및 시·군 특산물을 활용한 답례품 118개 품목을 선정했다. 도는 답례품 선정 심의를 위해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했으며 형평성과 대표성을 확보하고 기부자 만족도를 고려했다.

전남사랑애(愛) 서포터즈를 운영해 대규모 후원조직 체계를 구축하고 도내 농수축산물 판매 촉진, 관광객 유치 및 고향사랑기부제 안착 등 전남발전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지난 1월 고향사랑추진단을 신설했으며 현재 해당 과는 고향사랑과로 개편돼 고향기부금팀, 출향도민팀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오 과장은 "전남도는 기부금을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지역 청소년 융성과 보호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주민의 문화, 예술, 보건 등의 증진과 시민참여, 자원봉사 등 지역 공동체 활성화도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도는 기금사업 공모를 실시해 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기부자들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기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일보는 토론회 참가자들과 함께 20일부터 24일까지 '전남일보 제19기 지방자치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고향세'란 이름으로 2008년 고향사랑기부제를 시작한 일본의 선진지 사례를 살펴보며 고향사랑기부제의 활용 및 성공전략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