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눈폭탄' 광주·전남 시설 피해·사고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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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눈폭탄' 광주·전남 시설 피해·사고 속출
광주 적설량 역대 3위…최고치 경신 가능성||농축 하우스 32동 파손, 잇단 교통·낙상사고
  • 입력 : 2022. 12.23(금) 19:28
  • 뉴시스
'헛도는 바퀴'
대설특보가 내려진 광주와 전남 20개 시군에 이틀째 많은 눈이 내리면서 사고가 속출하고 도로와 뱃길, 항공편이 막혔다. 농작물 재배 시설하우스가 무너지는 피해도 났다.

광주는 역대 적설량 3위를 기록했다. 내일까지 눈이 예보돼 적설량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나온다. 도심 전체가 눈으로 뒤덮이면서 출근·등굣길이 마비되기도 했다.

◆'최고 40㎝' 광주·전남 21개 시군 대설특보

23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 사이 최심 적설량(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은 광주 40㎝, 장성 33.5㎝, 화순 29.1㎝, 담양 25.9㎝, 곡성 석곡 20.4㎝, 장흥 유치 17.9㎝, 순천 17.1㎝, 나주 13.6㎝ 등을 기록하고 있다.

광주와 나주·담양·곡성·장성·화순·순천·장흥·영암에는 대설경보가 발효 중이다. 여수·광양을 제외한 전남 나머지 시군 12곳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바람도 강하게 불고 있다. 고흥·보성·여수·순천·장흥·강진·해남·완도·무안·함평·영광·목포·신안·진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됐다.

담양·곡성·구례·화순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광주 역대 3번째 최다 적설

이날 오후 6시 기준 광주 최심 적설량은 40㎝다. 2008년 1월 1일 41.9㎝, 2005년 12월 22일 40.5㎝의 뒤를 잇는 적설량을 기록 중이다.

6년 전인 2016년 1월 18일부터 25일 사이 기록한 누적적설량 25.7㎝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기상청은 오는 24일까지 광주·전남 곳곳에 5~15㎝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예보대로 눈이 더 올 경우 극값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

전남 강진 누적 적설량도 14.4㎝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꽁꽁 얼어붙은 도로…잇단 교통·낙상 사고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8시 48분 전남 장흥군 남해고속도로(영암 방면) 장흥톨게이트 주변에서 액화산소가스를 싣고 가던 25t 탱크로리가 눈길에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운전자 A(51)씨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전 7시 27분 곡성군 호남고속도로에서 45인승 버스가 교통시설물을 충격하고 왼쪽으로 넘어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전날 오후 4시 41분 영암군 삼호읍 한 편도 2차선 도로에서 승용차가 주변 저수지에 빠져 운전자 A(48·여)씨가 숨졌다.

A씨가 1차선에서 앞서가던 차와 추돌을 피하려고 2차로 쪽으로 방향을 급히 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눈길 미끄러짐과 운전 부주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빙판길에 넘어져 다치는 이른바 낙상(落傷) 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1시 10분 광주 북구 중흥동에선 30대 여성이 빙판길에 미끄러져 허리를 다쳐 병원 치료받고 있다. 이날 오전 4시부터 6시 30분 사이 순천·영광·해남 등지에서도 낙상 사고가 잇따랐다.

전날부터 이날 현재까지 광주에선 교통사고 13건·낙상 사고 23건·안전 조치 16건, 전남에선 교통사고 15건·낙상 사고 40건·안전 조치 59건이 발생했다.

◆비닐하우스 수 십개동 폭삭

담양 농가에서 비닐하우스 30개동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전파 또는 반파됐다. 월산면이 8개동으로 가장 많고, 고서면 5개동, 담양읍·대전면 각 4개동, 봉산면 3개동, 수북면·용면·금성면 각 2개동, 대덕면 1개동이다.

담양읍에서는 쑥갓을 재배 중인 하우스 3개동과 마늘하우스 1개동이 전파됐고, 대동면과 금성면에서는 겨울철 작물 재배가 이뤄지지 않아 비어있던 하우스 1개동씩이 각각 전파됐다.

이밖에 딸기·블루베리·시금치 농가도 크고 작은 피해를 봤다.

보성 하우스 1개동과 화순 축사 1개동도 무너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설에 막힌 도로·뱃길·하늘길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눈이 내리면서 교통도 통제됐다.

광주 송강로 5.4㎞, 무등로 2.1㎞ 구간이 통제됐고, 시내버스 60개 노선 486대도 단축·우회 운행하고 있다. 주요 국립공원 탐방로도 전면 통제 중이다.

전남에선 구례 산동면∼고산터널(4.4㎞) 진도 두목재(1.5㎞), 화순 한천면 돗재(3㎞), 보성 진목마을∼주릿재(3㎞), 순천 낙안면 은병원∼빈계재(5.4㎞), 순천 별량면 운용마을∼상사 초곡마을(2.54㎞), 곡성 신풍재(2.64㎞)·고산재(6㎞) 등 총 14곳의 통행이 차단됐다.

해남·장흥·진도·완도 버스 운행은 전면 중단됐다.

여객선 49개 항로 68척 운항도 통제 중이다. 지역별 통제 현황은 목포 25항로 35척, 완도 13항로 20척, 여수 7항로 9척, 고흥 4항로 4척이다.

광주·여수공항에서는 항공기 각 15편·10편이 결항됐다. 무안국제공항도 김포·제주를 오가는 3편이 결항됐다.

◆눈폭탄에 출근길 교통대란

광주 도심 곳곳에서 출근길 시민과 등굣길 학생의 지각이 속출했다. 시내버스 연착·지연을 비롯해 차량들이 눈길에 뒤엉키면서 일정시간 갇히기도 했다.

특히 고가차도 일대에서 지정체가 심했다. 시민들은 "평소보다 일찍 나왔지만, 출근에만 2시간 넘게 걸렸다"고 입을 모았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사 일정을 조정(휴업, 등교시간 1~2시간 늦춤, 원격 수업 전환)했으나 학교장 재량에만 맡기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정상 등교 학교에선 교사·학생들의 지각이 속출했고, 뒤늦게 등교시간을 조정한 학교는 문자메시지 등을 늦게 발송해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광주 지하철 이용객은 늘었다. 이날 출근시간대(오전 7시~오전 9시) 지하철 이용객은 1만 4139명으로, 지난해와 지난주 대비 각 69.3%·52.2% 늘었다.

각 자치단체는 전날부터 제설 작업을 벌였지만 너무 많은 눈이 내려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