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홈술'에 위스키 열풍… 주류시장 판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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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혼술·홈술'에 위스키 열풍… 주류시장 판도 변화
광주 이마트 양주 매출 급증세
지난 1~2월 소주 대비 4.5% ↑
젊은층 음주문화 트렌드 반영
맥주·소주 등 가격인상 영향도
  • 입력 : 2023. 03.20(월) 14:08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지난 19일 광주의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서 시민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광주 서구 화정동에 살고 있는 30대 유모씨는 최근 들어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형마트에서 위스키를 구매하고 있다. 소주보다 도수가 높아 한두잔이면 퇴근 후 기분을 낼 수 있어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씨는 “요즘에는 술을 마시고 싶을 때마다 약속을 잡기도 부담스럽고 또 마셔보니 다양한 음료와 섞어 마실 수 있는 위스키 종류가 맛도 있고 효율적이라고 여겨졌다”며 “주변에서도 혼자서 간단하게 술을 즐기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 시장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광주지역 대형마트의 양주 매출이 ‘국민 술’로 여겨졌던 소주 매출을 넘어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홈술’과 ‘혼술’ 문화가 이어짐과 동시에 최근 소주·맥주 등 국산 주류가격 인상과 고물가 등의 영향도 양주 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일 광주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2월 위스키, 브랜디, 럼 등 양주로 분류되는 주류의 매출이 소주보다 4.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 매출을 100%로 잡았을 때 양주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같은 기간 82.9%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95.3%로 올라서더니 올해는 ‘국민 술’로 여겨지는 소주의 매출까지 넘어선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소주 대비 양주 매출 비중은 2021년 87.2%, 2022년 97.9%, 2023년 104.5%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 이마트 기준 소주 대비 양주 매출이 103.6%인 것과 비교했을 때보다도 높아 특히 광주지역에서 위스키 등 양주의 인기가 크게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서도 양주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액은 2억6684만 달러로 전년 대비 52.2% 증가하며 2007년(2억729만 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주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이유는 먼저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홈술’과 ‘혼술’ 문화가 자연스럽게 고물가 시대에 적용되며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세와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식당과 술집 등에서 소주와 맥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집에서 주류를 즐기는 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에 토닉 워터나 탄산수 등을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양주 판매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양주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광주지역 이마트의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82.8%에서 2022년 87.2%, 2023년 71.8%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소주잔 매출 역시 31.8% 줄었지만, 위스키 전용 잔 매출은 340%나 늘었으며 토닉워터와 같은 탄산 믹서(63.8%)와 레몬(16.4%)도 매출도 함께 늘어났다.

이마트가 공개한 위스키 구매 고객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30대 이하가 39.4%로 가장 많았으며 40대는 24.3%, 50대는 17.4%, 60대는 6.6%로 조사됐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술·혼술 트렌드의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주종이 양주인데 최근에 소주 가격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양주 인기가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처럼 양주를 독주 그대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취향에 따라 페어링해서 마시는 젊은층의 수요가 반영된 만큼 당분간은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