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 중심도시' 나주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 본격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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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
'마한 중심도시' 나주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 본격 나섰다
4일 유치위 발대식·결의대회
마한유적·유물 전국 최다 보유
축제·교과서·만화발간 등 활발
나주박물관·나주문화재硏 연계
  • 입력 : 2023. 04.02(일) 15:41
  • 나주=조대봉·박송엽 기자
나주 다시 정촌고분에서 출토된 보물 제2125호 금동신발
나주 반남 신촌리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국보 제295호)
나주 반남면 신촌리 고분군
국보 금동관·보물 금동신발의 비밀을 품고 있는 고대 마한의 중심지이자 마지막 왕도인 나주시가 마한사 전시·복원·연구·교육기관인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 나주시에 따르면 4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추진위원회(위원장 윤병태 시장 등 3명) 발대식 및 센터 유치 결의대회를 갖는다.

유치추진위는 김종순 마한역사문화연구센터 유치추진단장을 포함 마한사 관련 학계·전문가·시민·사회·기관단체 등을 총망라한 900여 명이 참여한다.위원회는 국립나주박물관,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위치한 나주가 센터 유치의 최적지임을 피력하고 어느 지역보다 관심있고 활발한 마한사 복원의 노력과 성과에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포부다.

시는 지난달 17일 센터 후보지로서 나주가 갖는 마한의 역사성과 상징성, 당위성을 담아 전남도에 센터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마한 유적·유물, 국립나주박물관·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등 핵심 연구기관과 시설 현황, 100년 넘게 지속해온 마한사 복원의 흔적과 노력, 정책적 성과가 두루 포함됐다. 나주는 현재까지 이뤄진 마한 관련 조사·연구 결과는 물론 유적·유물 규모만 따져보더라도 마한역사문화권 지자체 중 단연 1위다.

2021년 문화재청 용역보고서의 마한시대 유적·유물 현황에 따르면 전국 465개 중 전남에 226개, 이 중 나주가 41개로 가장 많은 마한 유적·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같은 해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의 영산강유역 마한역사문화권 12개 지자체별 마한 관련 조사 유적도 총 2567개 중 나주에 가장 많은 403개가 분포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순 규모뿐 아니라 △반남 고분군(국가사적 제513호) △복암리 고분군(국가사적 제404호) △오량동 옹관 가마터(오량동 요지·국가사적 제456호) △금동관(국보 제295호) △금동신발(보물 제2125호) △세계 최대 규모의 옹관 등 나주에서 발굴된 마한 유물의 상징성은 여느 타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이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나주시는 이번 센터 추진을 위해 급조로 유치추진위를 구성한 게 아니다.

수년 전부터 마한사 복원을 통해 대한민국 국호의 뿌리를 찾아 대한국인으로서의 근본과 자긍심을 바로 세우고 영산강 고대역사문화 재조명을 통한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학계·마한사추진위·문화원·시민 단체 등의 초지일관된 노력과 중요한 관심이 타 지자체보다 앞선다.

그동안 고대 영산강 유역 마한 관련 연구, 학술 세미나, 토론, 역사교과서 발간, 만화형 도서 발간, 문화축제 등 추진해 온 각종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마한 역사교과서
마한 역사교과서
나주의 마한사 복원 최초 기록은 100년을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1917년 조선총독부 고적조사단에서 발굴한 반남 신촌리 고분 9호분에서 금동관(국보295호) 금동신발을 비롯한 지배층의 위세품이 다량으로 출토됐다.이 시기에는 공주 무령왕릉, 경주 금관총의 발굴조차 이뤄지지 않은 때라 한반도 내 마한의 최상위층 지배자의 상징인 금동관이 나주 반남에서 처음으로 발굴된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 크다.나주시는 1988년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반남고분군 종합보고서’를 발간했다.이를 시작으로 복암리 3호분, 신촌리 9호분 재조사, 용머리 장식 금동신발(보물 제2125호)이 출토된 정촌고분, 오량동 옹관가마유적, 영동리고분, 혁신도시 유적, 혁신산단 유적 등의 발굴조사를 지속해오면서 마한사 실체를 규명해오는 데 앞장섰다.여기에 2015년부터 전국 최초로 마한역사 교과서 1500부를 발간해 나주교육지원청, 도서관, 각급 학교에 배부해 중·고등학생에게 마한역사를 가르쳤다.

2017년 마한역사교과서 증보판 3000부 발간, 교육청·도서관·학교에 배부하고 찾아가는 마한교실 운영, 전국 청소년 마한역사문화 발표대회 개최하기도 했다.

2018년 추가 증보판 교과서 3000부, 청소년들에게 지루한 역사교과서 인식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재미를 더하기 위해 만화 형식의 ‘만화로 보는 남도 마한사’ 도서 3000부, 마한문화 영성과 발전을 담은 ‘나주의 재발견’ 역사서 1000부, 2021년 시민 누구나 함께 읽을 수 있는 시민역사교과서 ‘한 권으로 보는 나주’ 1000부 발간, 배부해 청소년과 시민에게 마한사를 가르치고 있다.

시민 아카데미, 토론회, 학술대회, 퀴즈대회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2013년 시민 40명을 대상으로 ‘고분군과 박물관 안내 전달’이라는 도슨트 양성과정 아카데미를 시작으로 2015년 시민과 함께 하는 마한역사 토론회, 2021년 영산강 고대문화 인문 아카데미, 마한역사문화 시민 특별강좌, 지난해 영산강유역 고대사 ‘마한’ 강좌 등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립나주박물관 일원에서 총 6회 대한민국 마한문화축제가 이어져 오고 있다. 축제 때는 청소년 대상 마한역사문화 학술대회 14회, 마한역사 퀴즈대회가 눈길을 끈다.

방송사 다큐멘터리 제작 홍보도 눈에 띈다. 2000년도 5부작 마한의 이야기, 2008년 6부작 옹관묘, ‘장고 무덤의 비밀’, 2013년 국립나주박물관 개관 특집 ‘귀향’, 2017년 총45회 금동관 왕국 마한 역사문화 애니메이션 방송, 2021년 역사문화권 정비특별법 제정 시행 특집 다큐‘마한’등이다.

2016년 4월 나주 다시면에 복암리 고분전시관이 건립, 운영돼 오면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마한 관련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 마한 관련 각종 학술연구·심포지엄, 전시회 개최도 이어져 오고 있다.

나주시는 2014년 영산강 고대문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국립나주박물관·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목포대와 업무협약, 2019년 마한문화권 발전을 위한 전남도·12개 시·군, 8개 유관기관과 업무협약, 2021년 목포대와 영산강 중심 나주 마한역사문화도시 조성 연구·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마한유적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준비를 위해 2000년, 2013년 대한민국 국회 토론회 개최, 올해 초 국가교육위원회에 영산강 마한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건의 등 마한사 규명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도 센터 유치전에 한몫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특히 2020년 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마한문화권을 포함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신라, 백제, 가야 문화권에 비해 소외됐던 고대 마한 역사적 정체성 확립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시는 2020년도 학계·전문가 등 40명으로 구성된 마한사위원회를 구성해 영산강 유역 고대 마한 역사·문화 연구와 관광활성화 방안도 추진해 오고 있다.

2020년 10월 마한사 복원 및 역사문화도시조성계획으로 2022년도 국정과제에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을 건의했으며 지난해 2월 전남도에 센터 건립을 마한역사문화권 사업발굴서로 제출한 바 있다.

시는 2020년 7월 마한역사문화권 지자체 중 최초로 문화예술과에 마한역사문화 전담팀 구성, 그해 10월 학계·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마한사위원회 구성, 마한사 관련 정책토론회, 역사문화 조사·연구·정비계획 등을 논의해 왔다.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역사문화권정비법 제정에 따른‘나주시 마한역사문화지원 정비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마한의 문화유산, 학술기관과의 연계성, 학계·전문가·시민의 의지, 행정의 추진력 등 네박자를 갖춘 유일무이한 마한의 왕도라는 점을 부각시켜 센터 유치의 당위성을 호소할 계획이다.센터 유치를 통해 박물관·연구소·센터 등을 거점으로 영산강 유역에서 독창적인 문화를 꽃피웠던 고대 해상왕국 마한의 국제교류 역사를 조명해 마한문화의 세계화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학계의 한 전문가는 “대한민국 국호는 마한·진한·변한 등 고대 3한을 근거로 만들어진 것이며 마한은 한강 이남부터 서남해안에 이르기까지 54개 부족국가(55국설도 있음)로 구성돼 진한(12개 부족국가)·변한(12개 부족국가)에 왕을 파견보내 다스리게 하고 조공을 받는 등 고대 막강 권력의 국가체제를 형성하였다”며 “기원 후 6세기 중엽까지도 나주 반남면 자미산성을 중심으로 한 마한의 마지막 왕도가 존재하다가 그 이후 백제에 복속될 만큼 나주는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마한의 역사박물관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주 반남 자미산성 주변 성내마을 등 발굴, 나주 다시면 정촌고분 주변 회진성 등 주변 발굴을 통한 금동관, 금동신발을 신었던 실체, 즉 백제 이전 마한 부족국가의 왕궁터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 학계와 전문가, 대한민국 국호 제정의 근거와 한민족의 뿌리와 자긍심을 찾는 중요한 키가 된다”며 “그런 만큼 정치적 유·불리, 지역 안배를 떠나서 국립나주박물관,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와 나주에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가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자치단체장의 관심과 추진력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선거 후보자 때부터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나주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마한사와 센터 유치를 중요시했다.

윤 시장은 “영산강 유역 고대 마한의 역사와 문화에 있어 가장 중요도가 높고 지자체 중 가장 많은 독특한 유물을 보유한 도시가 바로 나주다”며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나주 유치는 마한 역사의 실체를 규명하고 정립하고자 노력해왔던 나주시민들의 노력의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센터 유치 추진위원회 등 12만 시민과 향우들의 힘을 모아 센터 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는 2021년 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법에 기반해 마한역사문화권 주요유적의 발굴 기록물부터 보존유적, 비지정 문화재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관리·전시·활용하는 마한문화 거점 클러스터로 조성될 예정이다.연구·교육 시설, 전시 체험관, 문화재 수장고 등을 갖춘 400억 원 규모로 건립되며, 4월 현지실사와 선정위원회 심사를 통해 건립지가 선정되면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6년 개관될 예정이다. 센터 유치는 광주시, 전남(나주·영암·해남), 전북(익산·완주·고창), 충남이 뛰어들었다.
나주=조대봉·박송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