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다양성…'광주 화교'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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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화적 다양성…'광주 화교'의 재발견
ACC 기획전 ‘아주 오래된 이웃’
광주 화교들이 남긴 기록 ‘조명’
조리과정 등 가상현실 체험 가능
“문화 다양성 넓힌 이웃 재발견”
  • 입력 : 2023. 04.25(화) 17:20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광주 화교의 음식 조리과정을 360도 가상현실(VR)로 기록한 영상 캡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기획전시 ‘아주 오래된 이웃’에서 관람할 수 있다. ACC제공
외국에 사는 중국사람. ‘화교’를 설명하는 사전적 의미다. 이 간단한 설명 뒤에 한국에서 2등 국민으로 살아온 비애가 숨겨져 있을지 모를 일이다. 광주 화교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엿볼 수 있는 기획전시가 마련됐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광주 화교들의 삶과 문화를 다룬 기록물을 6월4일까지 ACC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2에서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전시 제목은 ‘아주 오래된 이웃’이며 오랜 시간 한국인의 이웃으로 살아오면서 서로 익숙해지고 닮게 된 공동체의 의미를 담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기획전시 ‘아주 오래된 이웃’에 걸린 ‘어느 화교의 62세 생신 기념일에 모인 화교 3대’ 사진. ACC제공
이번 전시를 통해 공동체의 사회적 경험과 음식문화로 광주에 거주하는 화교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특히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아시아계 이주민에 관한 사회적 경험을 되돌아보고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광범위한 디아스포라의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광주 화교들이 남긴 각종 문서와 사진, 구술 자료 등이 전시의 작품이 됐으며 사진을 포함해 200건에 가까운 자료들이 걸렸다.

전시는 △1부 화교사회 △2부 음식문화 △3부 가상현실 속 화교의 삶 등 세개의 공간으로 나눠진다.

먼저 1부에서는 ‘화교 사회’가 걸어온 지난 100여년의 역사를 다룬다. ㈜광주화교협회와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인들이 제공한 문서와 사진 자료들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2부에서는 광주 화교의 ‘음식문화’를 보여준다. 흔히 화교라고 하면 떠올리는 짜장면이나 짬뽕이 아닌 일반 화교 가정 식탁에 오르는 음식을 주로 다룬다.

3부에서는 광주 화교의 사회와 음식문화를 신기술융합콘텐츠로 체험할 수 있다. 광주화교소학교 교정을 가상공간에 재현했으며 화교 관련 콘텐츠를 배치한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1종과 광주 화교의 의례와 음식 조리과정을 기록한 360도 가상현실(VR)영상 2종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한반도에서 화교의 역사는 1882년 청나라와 조선의 통상조약 체결 이후 시작된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동서 냉전이 시작되면서 남한 거주 화교가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자 한국에 발이 묶였다. 광주 화교는 20세기 초반부터 광주지역에 중국계 이주민이 정착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이들은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광주와 함께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다문화’라는 단어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근래의 일이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은 “화교는 우리 곁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오면서 서로 익숙해지고 닮은 이웃과 같은 사람들이다”며 “이번 전시가 우리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광주 화교’를 재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기획전시 ‘아주 오래된 이웃’ 포스터.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