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징용 피해자 불쑥 찾아가… '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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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日 강제징용 피해자 불쑥 찾아가… '무례'"
양금덕·이춘식 어르신 댁 수 차례 방문
  • 입력 : 2023. 05.16(화) 13:42
  •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외교부 관계자가 ‘제3자 변제’ 배상 해법을 거부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집에 남겨둔 쪽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정부가 ‘제3자 대위변제’ 방식 배상을 거부 중인 일제 강제징용 생존 피해자들을 사전 조율 없이 불쑥 찾아간 데 대해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피해자 지원단체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지난 15일 입장문을 내고 “외교부 서민정 아시아태평양국장 등 3명이 전날 오후 아무런 약속도 없이 광주 서구의 양금덕 할머니 댁에 찾는 무례를 범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양 할머니는 지난달부터 한 달 넘게 지역 소재 병원에 입원 중이다. 가족들이 ‘도장 받아갈 일 말고 나눌 얘기가 있겠느냐’며 만날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병원 접수실에 쪽지와 홍삼 선물을 남겨두고 갔다”고 덧붙였다.

또 “같은 날 광주 광산구 소재 이춘식 할아버지 댁에도 불쑥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홍삼 선물과 쪽지만 남기고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교부가 결례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103세, 양 할머니는 95세로 두 분 모두 고령이다. 중요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일에 대리인이나 가족, 지원단체가 배석해야 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며 “사전 통지도 없이 대낮에 불쑥 고령에 있는 피해자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는 것은 무슨 행패이냐”고 따졌다.

시민모임은 “윤석열 정부는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책임에 면죄부를 주고 그 책임을 한국이 대신 떠안기로 한 제3자 변제 해법을 확정했다. 이제 외교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3자 변제’를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회유하는 것 말고는 없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미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피해자들에게 소통이 아니라 기본 상식과 예의조차 저버린 몰상식한 행위다”라면서 “외교부는 무례하고 치졸한 짓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