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 불안감… 천일염 사재기에 값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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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원전 오염수 불안감… 천일염 사재기에 값 ‘들썩’
석달새 1만1000원선→2만원선
온라인 사이트 “가격 상향” 안내
생산량 지속 감소…더 오를 수도
  • 입력 : 2023. 06.06(화) 17:42
  • 최황지 기자
인터넷에서 신안 천일염을 유통하는 한 판매자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천일염 가격 상승을 고지하는 안내문을 고시했다. 온라인 갈무리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임박해지면서 천일염 등 장기 보관 수산물을 사재기하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6일 신안군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신안 천일염의 가격은 20㎏ 한 포대에 2만원선으로 거래되는 등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3월 1만1000원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석 달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신안 천일염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에는 “일본 오염수 방류로 국산 천일염 주문이 급증했다”, “국산 천일염 사재기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천일염 가격을 올렸다”, “물량 증가에 따라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등의 안내문이 내걸리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함에 따라 맘카페, 자영업자카페 등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소금뿐만 아니라 김, 미역, 멸치 등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수산물에 대한 사재기 여부를 묻거나 장기 보관 방법 등을 공유하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다만, 앞으로도 천일염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신안 천일염 가격은 여름철이 지나는 9월부터 가격이 2배 이상 오르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올해는 생산량이 가장 많은 봄철(3~5월)부터 가격이 급등하면서 향후 천일염 가격 폭등이 우려된다.

특히 조만간 천일염 생산이 힘든 7~8월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소금값은 또 한 번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적인 생산량 감소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안군은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천일염 산지다. 지난 2020년도 기준으로 전국 생산량(17만6000톤) 중 전남에서만 16만5000톤(93%)이 생산됐고 이중 신안이 14만톤(79%)을 생산했다. 그러나 연도별 생산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5년 23만2000톤에서 5년 뒤인 2020년, 13만9000톤으로 59% 감소했다. 정부는 태양광 사업 확장에 따른 염전 면적 감소를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향후 소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관련 식품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는 등 연쇄 파장도 우려된다. 이에 수산업 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은 필수적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금은 천일염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흘러들어올 경우, 염전 산업과 수산시장의 신뢰도와 소비감소 등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정부는 수산업계의 피해를 재정으로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