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서석대>‘무등’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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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서석대>‘무등’ 파이팅!
노병하 논설위원 겸 사회부장
  • 입력 : 2023. 06.15(목) 18:06
노병하 부장
광주에 얼마전 독특한 스포츠단이 탄생했다. 장애인들로 구성된 e스포츠단 ‘무등’이 그것이다.

지난 4월20일 제43회 장애인의 날에 탄생한 ‘무등’은 전국 최초 장애인e스포츠단이다. 무등 선수단은 광주장애인e스포츠연맹으로 등록된 27명(지적·자폐·시각장애인)의 아마추어·준프로 선수들로 구성됐다. 감독은 유수일 광주장애인e스포츠연맹 회장이 맡았다.

그리 한달 뒤인 지난 5월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열린 울산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 여기서 서지원(광주시장애인체육회·조대부고)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창단 한달만의 일이었다. 서 선수는 e스포츠 분야 닌텐도 볼링 경기에 참여해 243점을 득점, 은메달과 단 1점 차로 3위에 랭크됐다. 이는 광주시장애인체육회 e스포츠 역사상 첫 공식 수상이다.

장애인들에게 e스포츠는 그야말로 신세계다. 비장애인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싸우고 이길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e스포츠를 즐기는 장애인들도 많다.

그런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지역 대표로 대회 출전까지 하니 무등의 탄생이 얼마나 기뻤겠는가. 이미 타 지역에서도 무등을 모델로 장애인 e스포츠단을 꾸릴 준비를 하고 있다.

갈 길은 너무 멀다. 일단 현재 무등에 대한 금전적 외부 지원이 없다. 광주시 대표지만 체육회도 광주시도 광주정보진흥원도 재정지원은 하지 않는다. 그저 연습장을 사용할수 있도록 하는 정도다. 물론 이것도 대단한 것이라면 대단하겠지만 무등 선수단이 먹고 이동하는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광주장애인e스포츠연맹에서 부담하고 있다. 연맹 회장인 유 감독 역시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 역시 넉넉하다고 볼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역의 장애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사재를 털어 선수단을 운영중이다.

선수들도 열심히 한다. 카트라이더·닌텐도 종목 이정운(13) 선수는 “하얀 무등 유니폼을 입고 할 수 있게 돼 너무 좋다”고 밝혔고 선수단 주장을 맡게 된 허가진 선수는 “대회에서 무등 선수단 유니폼을 입고 입상해, 광주를 더욱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전남일보가 e스포츠 취재를 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선수단까지 만들어지겠나 싶었다. 그런데 그냥 선수단도 아니고, 장애인 선수단이다. 이들의 부모들도 희망에 가득한 얼굴로 선수단을 바라본다. 그러니 이젠 어쩔수 없다. 그들에게서 국가대표가 나올때까지 전남일보도 그들의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도 전남일보 기자는 이들의 발자국을 쫓는다. 무등!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