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전남일보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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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전남일보의 도전
이용환 논설실장
  • 입력 : 2023. 07.18(화) 16:16
이용환 논설실장.
서기 578년, 일본 고대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쇼토쿠 태자가 백제의 건축 장인 여럿을 초빙했다. 일본에 최고의 절을 지어 달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참여한 이가 백제 사람 유중광. 그는 15년 동안 식음을 전폐한 채 사찰 건설에 힘을 쏟아 서기 593년, 시텐노지(四天王寺·사천왕사)를 완공했다. 사찰의 위용에 감탄한 태자는 그에게 대대손손 건물을 관리해 달라고 부탁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기업이 1500년을 이어온 곤고구미(金剛組)다. 유중광이 만든 곤고구미의 철학도 ‘기본에 충실해라’, ‘보이지 않는 곳에 좋은 자재를 써라’ 등이었다.

세계 최고(古)의 온천이라는 일본 ‘호시료칸’도 718년 창업해 13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기네스북이 인증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식당인 스페인 ‘보틴 레스토랑’은 1725년에 문을 열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필기구 회사인 독일 ‘파버카스텔’은 1761년 창업해 디지털 시대인 지금도 아날로그 문화를 꿋꿋하게 지켜오고 있다. 부러진 펜치에서 시작해 미국 제조업을 대표하는 수공구 명가를 이룬 ‘클라인 툴스’나 스위스의 ‘피비스위스 툴’ 등도 타협하지 않는 자존심으로 200년 가까운 역사를 지켜 왔다. (송치영 저 백년가업)

기업이 100년, 1000년을 버티는 비결은 무엇일까. 백년가업을 쓴 송치영 작가는 초지일관하는 ‘기본’을 든다. 최상의 품질과 최고의 고객 서비스, 사회에 대한 선한 영향력 같은 회사의 궁극적 경영 철학은 당연하다. 일본의 장수 기업들이 드는 비결도 ‘본업의 강점을 활용해 조금씩 조금씩, 끊임없이 개량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기본에 충실한 100년 기업은 좋은 재료로 명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장인정신을 보여준다. 소비자들도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 기업에 얽힌 사연을 공유한다.

19일은 전남일보가 창사 35주년을 맞는 날이다. ‘민주주의 다운 민주주의, 신문 다운 신문’을 목표로 태어난 전남일보는 지난 35년 동안 민주주의와 진실보도, 지역개발이라는 사시(社是)를 위해 한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오늘이 있기까지 전남일보를 사랑하고 힘이 되어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 전남일보의 강점을 활용해 조금씩, 조금씩 끊임없이 개량해 가고 기본에 충실하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보이겠다는 것도 약속 드린다. 지난 35년의 여정을 거울 삼아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전남일보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