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 오락가락 심판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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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 오락가락 심판 판정
최동환 문화체육부장
  • 입력 : 2023. 07.24(월) 17:05
최동환 부장
“여봐라! 개작두를 대령하라!”. 1990년대 중반 한국에서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대만 연속극 ‘판관 포청천’에서 포청천이 사건을 해결하고 끝 장면에서 항상 외쳤던 대사다.

이 드라마는 중국 북송시대 명판관인 포증의 공명정대한 판결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법의 형평성에 불만이 있었던 사람들을 대리만족시켜주었기에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정의를 위해 황족이나 고관 대작, 심지어는 자신의 친구조차도 한치의 용서없이 단호하게 작두로 응징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시 썩은 정치에 지친 국민들에게 어필돼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포증은 청렴한 관리로 이름이 높은 송나라 관리이다. 권세에 아부할 줄 모르고 법을 엄하게 다스려 ‘포청천(包靑天)’이라는 칭송을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존경받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심판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심판진의 일관성 없는 판정 때문이다. 지난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초 장면이 그랬다. 삼성 호세 피렐라가 땅볼을 친 뒤 파울 라인 안쪽으로 달려 3피트 라인을 어겼으나 심판진은 아웃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피렐라가 파울 라인 안쪽으로 뛰었지만, KIA 투수 양현종이 처음부터 빗나가게 송구했다는 해석이었다. 즉, 피렐라는 3피트 라인을 어긴 채 달렸으나 야수를 방해하지는 않았다는 판정이었다.

한달 전인 6월 16일 광주 NC다이노스와 KIA타이거즈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KIA는 정반대의 판정을 받았다. KIA가 9-10으로 뒤진 5회말 무사 1, 2루에서 신범수가 번트를 대고 1루로 뛰었다. NC 투수 류진욱이 번트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진 공이 신범수의 발에 맞고 굴절돼 세이프가 됐다. NC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신범수가 파울-페어지역 안쪽으로 뛰어 스리피트 라인을 위반했다고 판정을 번복했다. 신범수는 아웃이 됐고 김종국 감독은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라인 안쪽으로 뛴 피렐라와 비교하면 신범수는 1루 베이스를 오른발로 밟기 위해 잠시 발을 바꾼 것에 지나지 않았던 것인데, KIA는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판정으로 피해를 봤다.

이처럼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한 판정은 심판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려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올 때마다 항의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판관 포청천이 존경을 받는 이유는 공명정대하고 일관성 있는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임을 프로야구 심판진은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