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심뇌혈관질환 ‘컨트롤 타워’ 장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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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국가 심뇌혈관질환 ‘컨트롤 타워’ 장성 품으로
16년 숙원 사업비 1001억원 규모
1만9800㎡에 연구·정책개발 수행
일자리 1만2500개·인구유입 기대
김한종 군수 "장성 경제지도 바꾼다"
  • 입력 : 2023. 07.26(수) 14:10
  • 장성=유봉현 기자
국립심뇌혈관연구소가 설립될 장성군 남면 삼태리 일원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 사업대상지 위치도
김한종 장성군수가 지난 20일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장성군 설립이 최종 확정된 이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장성군 제공
김한종(뒷줄 오른쪽) 장성군수가 이개호(뒷줄 왼쪽) 국회의원에게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유치를 기원하는 장성군민들의 서명부를 전달했다. 장성군 제공
장성군에 국가 심뇌혈관질환 연구를 책임지는 의료기관이 들어선다. 지난20일 기획재정부 타당성 재조사가 통과되며 1001억 원 규모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장성 설립이 사실상 확정됐다. 고용 창출과 그에 따른 인구 유입 등 지역경제에 새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소 설립으로 인한 기대효과와 발전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의료산업 불모지 장성, 2007년 연구소 유치 도전장

심뇌혈관질환은 전 세계 사망원인 1위다. 환자가 늘어나면 치료, 요양 등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도 증가한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국가연구기관을 설립해 대응하고 있다.

반면, 국내 상황은 ‘온도 차’가 제법 난다. 국내 사망원인 가운데 심장질환이 2위, 뇌혈관질환은 4위에 올라 있지만 환자 발생 속도를 연구와 정책이 따라가지 못했다. 전국 14개의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아우를 수 있는 국가기관을 설립해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16년 전 2007년 장성군은 국내 최초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연구소는 심뇌혈관질환 연구와 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 전국 심뇌혈관질환센터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의료산업 분야 불모지에 가까운 장성이지만 호남고속도로와 KTX가 경유하고 광주광역시 위성도시, 전남의 관문이라는 입지 조건을 앞세웠다. 군민들도 ‘1만 명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등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을 전개했다.

●장성군민 도전… 기적을 낳다

꾸준한 노력에도 연구소 설립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부침을 겪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국정 100대 과제에 포함되며 유치 가능성을 높였지만 2020년 주관부서가 보건복지부에서 질병관리청으로 이관되며 위기를 맞았다. 질병관리청이 보건복지부 용역 예산 규모가 작다고 보고 기획재정부 협의를 통해 총사업비 증액을 추진한 것. 사업 규모가 확대되는 측면도 있지만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경우도 수 있었다. 2021년 44억원, 2022년 28억원의 정부예산이 불용 처리되는 난관도 이어졌다.

민선8기가 출범한 지난해 7월 장성군은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에 속도를 냈다. 기재부 요청으로 한국개발연구원이 사업 타당성 재조사 용역에 착수하자 김한종 장성군수, 지역구 이개호 국회의원, 전남도·장성군 관계자들은 11월 한국개발연구원, 기획재정부 관계자를 만나 장성군민 서명부를 전달하고 용역 조기 통과와 정부예산 반영을 촉구했다. 장성군의회에서도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신속 설립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난해 12월 올 정부예산에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을 위한 예산 25억원이 최종 반영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 유치 여부가 달려 있었기에 안심하긴 일렀다. 지난 2월 김한종 군수가 재차 국회를 방문해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장성 설립 당위성을 피력하는 등 노력했다.

마침내 지난 20일 기획재정부 제3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의결로 총사업비를 기존 475억원에서 1001억원으로 증액하는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통과돼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장성군 설립이 최종 확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일자리 1만 2500개, 인구 유입… 경제효과 탁월

연구소 건립 규모는 1만 9800㎡로 총사업비 1001억원 전액이 국비로 편성된다. 장소는 장성나노산업단지 바로 아래인 남면 삼태리 448번지다. 2025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9년까지 완공하는 일정이다.

연구소 설립에 따른 지역경제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용역 결과에 의하면 1만 2500여 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남면, 진원면 등 장성지역에 대단위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소는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개발사업’ 대상지와도 지척이다. 이곳에선 인공지능(AI) 기반 과학기술 창업단지를 중심으로 연구산업 복합단지를 조성 중이다. 총 부지면적 중 약 70%가 장성지역이며, 3814세대 9500여 명의 인구 증가가 추산된다.

6월 투자협약을 체결한 4900억원 규모 ‘장성 데이터센터’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데이터센터는 네트워크 서버 등을 운영하는 전산 데이터 관리시설로, 데이터산업 운영에 필수적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시설 구축과 운영을 맡았다. 전문직 일자리와 세수 확보, 산업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고려시멘트 부지 개발’과도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1970년대부터 장성군과 함께한 고려시멘트 공장은 최근 폐업을 결정하고 노사간 합의를 마쳤다. 환경 위해 요인이던 고려시멘트 공장이 문을 닫으면 의료산업과 치유관광의 연계로 지역경제에 새 지평을 열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의료산업 신(新) 부흥기 이끌 첫걸음”

김한종 장성군수는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은 숱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은 5만 장성군민과 장성군의회, 200만 전남도민, 전남도의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개호 국회의원, 정명호 추진위원장 및 위원, 전남대학교병원, 지역사회단체 등 모두가 함께 광야로 나섰기에 가능했다”면서 “장성을 넘어 전남도의 경쟁력과 위상을 한층 높여줄 것이며, 대한민국 의료산업의 신(新) 부흥기를 이끌어가는 중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군수는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심뇌혈관질환 연구, 치료 인프라 구축에 더해 축령산 편백숲, 장성호 수변길, 백양사 등 치유관광 명소와 연계한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을 구상해 장성의 경제지도를 바꿔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한종 장성군수가 지난해 10월 국회를 방문, 홍영표(민주당)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장성군 제공
김한종 장성군수가 지난해 10월 국회를 찾아 우원식 예결위원장과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유치를 위해 논의하고 있다. 장성군 제공
김한종 장성군수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김원이 국회의원을 만나 장성으로 국립뇌심혈관연구소 유치를 건의하고 있다. 장성군 제공
김한종 장성군수가 지난 2월 국회를 방문해 김회재 의원을 찾아가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장성 설립을 촉구했다. 장성군 제공
장성=유봉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