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민중의 풍경… “인간 본질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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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오래된 민중의 풍경… “인간 본질을 묻다”
광주시립미술관 한희원 초대전
12월 17일까지 회화 53점 선봬
서정적 묘사…생사의 서사 탐구
1970년대 ‘광주 민중미술’ 주도
섬진강 등 ‘아리랑 시리즈’ 눈길
  • 입력 : 2023. 09.07(목) 16:25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광주시립미술관 한희원 초대전 ‘존재와 시간’에서 소개된 구례가는길.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광주시립미술관은 한희원 작가의 초대전 ‘존재와 시간’을 오는 12월 17일까지 5, 6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한희원 작가는 1970년대 민중미술을 시작으로 50여 년간 자신만의 화풍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는 광주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이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작품을 비롯해 사회 현실은 물론 인간 존재의 본질과 서사를 주제로 제작한 신작까지 한희원 작가의 작품세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회화 53점과 아카이브 30여 점을 선보인다.

한희원 작가는 광주 출신으로 조선대학교 미술교육과에서 수학했으며 2010년 대동미술상, 2013년 원진미술상 특별상, 2021년 광주시민대상(문화 예술 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1980년대 “예술이 삶과 떨어져 공허한 미술이라기보다는 세상과 함께하고 함께 숨 쉬는 작업을 해야 한다”라는 의지를 표명하고 작업했다. 1990년부터는 내면적 서정성과 인간의 내면을 드러낸 작업을 했으며 2020년대 이후 강한 터치와 두꺼운 질감의 표현이 강조된 방식을 기반으로 생(生)과 사(死)로 귀결된 인간 존재와 본질의 서사를 다루기 시작했다.

광주시립미술관 한희원 초대전 ‘존재와 시간’에서 소개된 가난한 사람들.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 ‘존재와 시간’에서 대학교 시절 작업했던 초기 작품부터 1980년대 작업했던 목판화, ‘아리랑 시리즈’ 작품, 서정적인 풍경화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대한 고민을 주제로 한 신작까지 선보인다. 전시는 총 4개의 섹션 ‘민중의 아리랑’, ‘바람의 풍경’, ‘생의 노래’, ‘피안의 시간’으로 구성됐다.

민중의 아리랑 섹션은 한희원 작가의 초기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조선대학교 재학 시절 제작한 작품과 순천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시기 제작한 ‘아리랑 시리즈’ 작품, 그리고 1980년대 작업한 민중 판화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아리랑 시리즈’ 작품으로는 ‘섬진강 아라리요(1988)’, ‘섬진강 이별 노래(1988)’ 등이 있으며 민중 판화 작품으로 ‘아리랑 연작(1985)’, ‘아리랑(1985)’, ‘보성강에서(1985)’ 등을 선보인다.

바람의 풍경 섹션에서는 1990년대 이후 제작한 풍경화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풍경화 작품은 사실적이고 서정적인 풍경화와 자연의 심상을 바람과 안개를 이용해 몽환적으로 그린 추상적인 풍경화로 나눠진다. 서정적인 풍경화 작품으로 ‘잃어버린 마을(1997)’, ‘신작로가 있는 읍내 마을(2001)’, ‘밤(1993)’, 그리고 추상적인 풍경화 작품으로 ‘먼 길-섬진강 변(1999)’, ‘바람을 따라 길을 걷다(2002)’, ‘파도(2000)’ 등을 선보인다.

생의 노래 섹션에서는 나무와 꽃을 모티브로 하여 우리의 삶과 생에 대한 갈망 그리고 희망을 은유적으로 전하는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섹션에서 작가의 꽃 정물화 작품 ‘생의 노래(2017)’, ‘생의 꽃(2016)’, ‘꽃과 새(2020)’, ‘몽유화(2016)’ 등이 전시된다.

피안의 시간 섹션에서는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와 삶의 본질을 주제로 한 작품이 전시된다. 존재의 본질에 대한 고민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작가 작업을 관통하고 있는 큰 주제이기도 하다. 이를 주제로 한 신작 ‘생 시리즈’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돼 그 의미가 크다. ‘생 시리즈’는 존재의 시간에 따라 변화되는 감정인 탄생, 죽음, 사랑, 기억, 안식, 상처 등을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준기 광주시립미술관 관장은 “이번 초대전을 통해 작가가 걸어온 삶과 그 예술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한희원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작가 작품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미술계에서 논의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립미술관 한희원 초대전 ‘존재와 시간’에서 소개된 섬진강 아라리요.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