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권범 부장 |
‘가치소비’가 확산되면서 이와 관련한 용어도 생겨나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를 뜻하는 ‘가성비’와는 다른 개념으로 ‘가격 대비 심리 만족도’라는 의미인 ‘가심비’가 새롭게 등장했다. 또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자신의 사상이나 지향성을 숨기고 있다가 오픈하는 것을 말하는 ‘커밍아웃(coming out)’을 합한 ‘미닝아웃’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이같은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추석을 앞둔 유통업계에서는 친환경과 저탄소, 유기농 등을 내세운 다양한 ‘가치소비’ 선물세트를 내놓고 있다. 사육기간을 줄여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킨 저탄소 한우, 농약 없이 자연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재배한 과일 등이 대표적이다. 선물세트 포장도 친환경적으로 변하는 추세다. 폐플라스틱을 재사용한 ‘리사이클링’ 용기, 부직포를 100% 종이로 대체한 ‘올페이퍼’ 패키지 등 폐기물이 적게 나오는 친환경 포장재가 쓰이고 있다. 육류 등 신선식품 선물을 담은 보냉가방을 반납하면 현금으로 되돌려주기도 한다. 이처럼 추석을 앞두고 ‘가치소비’ 열풍이 뜨겁지만 지역 농가와 전통시장 분위기는 암울하기만 하다. 올 여름 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폭우, 태풍 등으로 농작물 피해를 입은 탓이다. 이로 인해 과일 가격 등이 폭등해 전통시장은 명절 특수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경기까지 어렵다보니 어느 해보다 힘겨운 추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추석 선물만큼은 가까운 전통시장에서 우리 지역 농수축산물로 ‘가심비’ 넘치는 ‘가치소비’를 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