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서석대>충장로를 살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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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서석대>충장로를 살립시다
노병하 사회부장
  • 입력 : 2023. 09.20(수) 17:26
노병하 부장
지난 18일이었다. 광주 동구청 대회의실에서는 임택 동구청장과 주민들 앉아 있었고, 이윽고 강기정 광주시장도 자리했다.

이 자리는 ‘자치구 소통의 날’로 참석자 중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사람들은 바로 정순기 충장1·2·3가 상인회장이었다. 그는 무척이나 할말이 많은 얼굴이었다고 한다.

마이크가 주어지자 정 회장은 “광주우체국을 중심으로 충장로1·2·3가가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공실률도 30%를 넘어가고 있다”며 “충장로는 과거 광주의 얼굴이라고도 불렸었는데, 그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고 호소했다.

전남일보에서도 몇 번 보도 됐지만, 지금 광주의 충장로는 시민들이 알던 그 충장로가 아니다. 곳곳이 텅 비어 있고, 있는 곳도 곧 문을 닫을 것 같은 풍경이다.

예전 주말이면 발디딜 틈 없이 시민들이 몰려 들던 그림은 축제라도 하지 않는 한 좀처럼 보기 힘들다.

실제로도 충장로 상가 공실률은 심각한 상황이다.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R-ONE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충장로·금남로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24%였지만, 2분기 25.8%, 3분기 26.6%, 4분기 27.4%, 올해 1분기 28.6%, 2분기 29.9%로 매 분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공실률 9.3%의 3배가 넘는 수치다. 공실률은 비어있는 사무실의 비율을 말하며, 통상 50%가 넘어가면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본다. 지금 충장로는 기능 상실에 대한 빨간 불이 들어온 상황인 셈이다.

정 회장을 비롯 충장로 상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이런 공실률의 실질적 원인은 ‘주차장’이다.

충장로에 차를 댈 곳이 없으니 올 이유가 없고, 꼭 와야 한다 하더라도 사설 주차장의 높은 비용에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설 주차장이 아니더라도 아시아문화전당의 비싼 주차료는 이미 악명이 높은 편이다.

정 회장도 이를 강 시장에게 말했다.

“시민들이 충장로에 가장 나오기 싫은 이유로 접근성을 꼽고 있다. 주차장이 없어서 사설주차장을 이용해야 되는데 한 시간에 2000원이 넘어가는 등 너무 비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강 시장은 쉽사리 ‘무엇을 어떻게 해보겠다’고 발언하지 않았다. 승용차를 세울 주차장 1면을 만드는데 평균 1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충장로는 땅값이 더 비싼데, 광주시 예산으로서는 충분히 무리가 될수 있다.

그럼에도 어쩔수 없다. 지금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얼마 뒤에는 더 많은 공적자금이 투입돼도 회생이 불가하는 상황이 필히 오게 마련이다. 어렵겠지만 지자체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충장로가 없는 광주는 생각하기 힘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