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살아있는 전설’ 양현종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기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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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살아있는 전설’ 양현종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기적을 위해”
11일 키움전 8이닝 무실점 혼신투
9회 직전 투구 수 97개서 완봉 포기
KBO 최초 9시즌 연속 160이닝 투구
팀 통산 3만3000탈삼진 달성 겹경사
“이닝 소화는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
  • 입력 : 2023. 10.12(목) 14:00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이 지난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시즌 16차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팬들의 기립 박수에 모자를 벗어 화답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완봉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욕심을 낼 수도 있었지만 올 시즌 최종전이 가장 중요했다. 가을야구를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고, 모두가 기적을 바라고 있다. 매 경기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가을야구 불씨를 살린 KIA타이거즈 투수 양현종(35)이 남은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개인 기록에 의미를 두지 않고 오로지 팀 승리에 집중해 10월의 기적을 꿈꾸겠다는 메시지였다.

KIA 양현종은 지난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시즌 16차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무실점의 위력투를 펼쳤다. 투구 수는 97개에 불과했고, 6피안타와 6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하는 모습이었다.

양현종의 호투를 발판 삼은 KIA는 타선도 함께 폭발하며 11-0 대승을 거뒀다. 순위는 6위에 머물렀지만 시즌 70승 2무 68패(승률 0.507)로 같은 날 패배한 5위 두산베어스를 2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KIA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이 지난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시즌 16차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동료들로부터 KBO리그 최초 9시즌 연속 160이닝 이상 투구 기록 달성을 축하받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양현종은 이날 경기 후 “우리 선수단은 한 경기 한 경기를 모두 한국시리즈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겨야 경우의 수를 따질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기자, 최선을 다하자’고 주문했다”고 경기에 임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4회초 수비를 마무리하며 9시즌 연속 160이닝 이상 투구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2021년을 제외하고 2014년부터 꾸준히 이어온, 특히 KBO리그 역사상 처음 작성한 기록이었다.

5회초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임지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팀 통산 3만3000탈삼진 달성의 주인공이 됐다. 이 대기록 역시 KBO리그 최초의 사례였다.

양현종은 자신의 대기록 달성 기쁨 보다는 팀을 우선시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며 “제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아프지 않고, 오랜 이닝을 던지는 것이다. 이렇게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KIA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이 지난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시즌 16차전에 선발 등판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미소짓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양현종의 헌신으로 KIA는 가을야구를 향한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잔여 경기에서 전승을 해도 경쟁 상대인 SSG와 NC, 두산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주어진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양현종 역시 그 믿음으로 8회를 마친 뒤 완봉 도전을 포기했다.

양현종은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마지막 기회가 올 것이다”며 “코치님께서도 최종전을 위해 체력 안배를 해주신 것이고, 저도 다음 등판에 맞춰서 준비를 잘 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완봉 기회가 많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욕심을 낼 수도 있었지만 코치님도 저도 시즌 최종전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리 모두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하고 기적을 바라고 있다.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기적을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