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빈 작 ‘I see you, Um Ma’. |
박 작가는 베니스 개인전에 앞서 오는 18일부터 11월 22일까지 뉴욕 텐리(TENRI)문화관에서 개인전 ‘PICTOGRAPH TO SIGN(픽토그래프 투 사인)’을 여는 등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인 해외 활동에 나선다. 특히 텐리문화관은 박 작가가 2007년 11월 뉴욕에서 처음 개인전을 치른 장소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당시 전시 큐레이션을 탈리아 브라초포울로스(존제이대학 교수) 기획자가 맡았는데, 그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안정적인 뉴욕 진출이 가능했다. 벌써 뉴욕에서의 다섯 번째 전시이도 한 박 작가의 이번 개인전 역시 탈리아 기획자와 인연이 닿았다. 16년만에 같은 공간에서 같은 기획자와의 만남으로 개인전을 갖게 된 셈이다.
![]() 박소빈 작 ‘Be alive’. |
박 작가는 “코로나19로 활동이 제한됐던 시기,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가의 본능을 주술 하듯 써 내려갔다”며 “무의식의 감정과 메시지를 표현한 글씨다. 끊임없이 써 내려간 문자도에는 인간사의 희노애락이 담겨있기 때문에 나에게는 텍스트가 아닌 그림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렇게 완성된 6m 대작을 포함해 250×180㎝ 크기 3점, 10호 크기의 작은 드로잉 10점 등을 전시한다.
2006년 광주시립미술관 입주작가로 국내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이 이듬해 2007년 첫 뉴욕 전시를 끝내고 2009년 뉴욕 브루클린의 보스 스튜디오에 입주하면서 세계무대로 뻗어 나갔다. 중국에서의 작품활동은 2011년부터 시작했다. 박 작가는 2011년 광주시립미술관 북경 레지던시에 선정돼 중국에 진출했다. 2017년 한국인 최초로 금일미술관에서 전시를 연 것을 계기로 홍콩과 텐진, 런던, 청두에 진출했다. 박 작가의 넓은 활동 무대 반경은 코로나19를 만나면서 고비를 마셨다. 하지만 오롯이 홀로 견뎌야 했던 예술가의 시간은 또 다른 예술적 영감이 된 셈이다.
이번 전시는 이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년 4월부터 11월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에 있는 산비달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세계적인 미술축제, 베니스비엔날레와 함께 하는 한국인 작가의 개인전은 드문 사례인만큼 ‘박소빈’ 이름을 더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산비달아트센터는 펠리스 카레나를 비롯해 버질리오 귀디, 브루노 사에티, 사베리오 람핀, 조르지오 드 시리코, 카를로 카레이 등 유수의 예술가들이 거쳐간 공간이다. 산비달아트센터에서의 출품작은 아직 미정이지만 박 작가의 진화과정이 담길 작품 등 대작들이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박 작가는 16일 텐리문화관 개인전 준비로 다시 뉴욕으로 출국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