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메디나·앤더슨 교체에도 털어내지 못한 외국인 선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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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메디나·앤더슨 교체에도 털어내지 못한 외국인 선발 고민
KIA타이거즈 2023시즌 결산-호랑이 군단 왜 6위 그쳤나?③
메디나 12경기서 58이닝 소화
앤더슨 14경기서 79이닝 소화
외인 투수진 이닝 소화력 부족
산체스·파노니 승부수도 실패로
  • 입력 : 2023. 10.25(수) 17:48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전 KIA타이거즈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가 지난 6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서 3.1이닝 만에 조기 강판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는 시즌 초반부터 장정석 전 단장의 금품 요구 파문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나성범의 부상 이탈, 이의리의 제구 난조 등 악재가 겹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가장 유력한 카드는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인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였지만 이들이 모두 부진에 빠지며 팀 역시 고전했다.

외인 투수 원투펀치는 시즌 구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KIA가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2017년과 2009년에는 헥터 노에시(20승)와 팻 딘(9승)이 29승, 아킬리노 로페즈(14승)와 릭 거톰슨(등록명 구톰슨·13승)이 27승을 합작했다.

KIA는 올시즌 목표인 우승에 걸맞는 외인 투수를 물색했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인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영입했다. 김종국 감독은 시범경기 전인 3월 11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앤더슨과 메디나 모두 좋은 컨디션이고, 지난해 투수진보다 기대감이 굉장히 크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앤더슨(4승)과 메디나(2승)는 둘이 합쳐도 6승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메디나는 시범경기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12.1이닝을 소화하며 9실점(7자책점)을 내줬고 평균자책점이 5.11에 달했는데 정규 시즌에 들어가서도 반전에 실패했다.

메디나는 정규 시즌 첫 등판인 4월 9일 두산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챙기며 국내 무대에 연착륙하는듯했으나 4월 14일 키움전과 4월 20일 롯데전에서 5이닝 7실점, 4이닝 5실점으로 난타당하며 걱정거리가 됐다.

이어 4월 26일 NC전에서 8이닝 무실점의 위력투를 펼치며 반전에 성공했으나 5월 2일 롯데전과 5월 13일 두산전에서 다시 3이닝 5실점, 6.1이닝 5실점(2자책점)으로 무너진 뒤 6월 21일 한화전 2이닝 3실점을 끝으로 방출 통보를 받았다.

개막 선발로 낙점된 숀 앤더슨은 4월 1일 SSG전(6.2이닝 3실점)과 4월 7일 두산전(7.1이닝 3실점 2자책점), 4월 12일 한화전(7이닝 무실점)으로 위력을 과시하며 국내 적응을 마쳤다.

하지만 5월 들어 네 차례 선발 등판에서 16.1이닝 소화에 그쳤고 21실점(14자책점)으로 급격히 흔들렸다. 이어 6월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챙기는 등 평균자책점 3.76을 유지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팀이 9위까지 급락하며 교체 초강수를 피하지 못했다.

KIA타이거즈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지난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3.2이닝 만에 조기 강판되며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의 외인 원투펀치 교체 초강수도 실패였다. 메디나의 대체 선수인 마리오 산체스는 12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5.94에 그쳤다. 산체스는 데뷔전에서 이중 키킹과 페이크 견제 등 화제를 모았고 6.1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까지 챙겼지만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산체스는 심판진의 투구 폼 지적이 이어지자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집중력을 잃었다. 또 5일 휴식 등판이 보장됐던 대만과는 달리 4일과 5일 휴식 등판을 병행하며 체력 문제도 드러냈고, 팔꿈치 부상까지 입으며 이탈하기도 했다.

앤더슨의 대체 선수인 토마스 파노니 역시 확실한 위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KBO리그 복귀 직후인 7월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15.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8월부터 실점이 급격히 늘어나며 최종 성적은 16경기 6승 3패, 평균자책점 4.26에 그쳤다.

결국 네 명의 외인 투수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며 이들이 합작한 승수는 16승에 그쳤다. 전상현(8승)과 최지민(6승), 임기영(4승), 정해영(3승)이 합작한 승수에도 한참 못 미쳤다.

구단 역시 외인 투수 선발 실패를 자각하고 있다. 심재학 단장은 지난 23일 본보와 통화에서 “외국인 선수 계약은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았고 고민 중”이라면서도 “영입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빠르게 움직여 개편 중이다. 스카우트와 전력분석 등 이에 관련된 변화를 미리 가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KIA는 다음 달 25일까지 산체스와 파노니에게 재계약 의사를 확실히 알려야 한다. 아직 기간에 여유가 있는 만큼 시스템에 대한 변화는 가져가면서도 방출과 재계약 여부에 대해서는 장고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