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기획특집 화순 천운농협>"콩 종합처리장 준공, 전남 콩생산농가 소득향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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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전남일보] 기획특집 화순 천운농협>"콩 종합처리장 준공, 전남 콩생산농가 소득향상 기대"
화순 천운농협 농식품부 식량작물 공동경영체 육성 공모사업 35억원 확보
김준호 조합장 3년간 치밀한 준비
농식품부·전남도·화순군과 총력전
농공단지 부지 매입…내년9월 준공
두부·간장·낫또생산 등 6차산업 추진
  • 입력 : 2023. 10.26(목) 14:49
  • 박간재 기자 화순=김선종 기자
김준호 천운농협 조합장
화순 동면 들녘에서 수확하고 있는 서리태 콩
“와! 수확한 콩을 가마니 채 부었는데 색깔별, 종류별로 골라낸 뒤 제품으로 포장돼 나오네요.”

오는 2024년 딱 이맘때 쯤 화순 동면 천운농협(조합장 김준호)이 운영하는 콩 종합처리장에서 들려 올 환호성이다.

탄성이 나온 데는 천운농협이 지난 16일 농림축산식품부의 식량작물공동경영체육성 공모사업에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사업 대상 농협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35억원의 예산을 배정 받았으며 콩 종합처리장은 오는 2024년 9월 준공될 예정이다. 콩 종합처리장 기능은 집진, 검불, 돌 등 이물질을 제거해주며 2대의 색채 선별기에서는 썩은콩, 불량콩 등 까지도 골라 내주기까지 한다. 고품격 농산물을 생산하게 되며 대·소포장으로도 판매됨에 따라 조합원들의 농가소득에 기여하게 된다. 콩 종합처리장이 들어설 부지도 이미 농공단지에 확보해 놨다. 타지역 농협 관계자들로부터 공모 비법을 묻는 벤치마킹 행렬이 벌써부터 이어지고 있다.

천운농협으로 가는 도로 곳곳에 ‘농식품부 공모사업 35억원 예산 확보’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농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직원들의 얼굴도 가을 햇살을 닮은 듯 밝아 보인다. 그동안 공모사업을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 지, 공모 선정이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 지 표정에서부터 읽을 수 있었다.

●3년 전부터 치밀하게 공모사업 준비

“화순 동면은 논콩보다 밭콩재배 면적이 훨씬 넓습니다. 콩 재배농가에 더 많은 소득을 안겨주기 위해 3년 전부터 공모를 준비했습니다.”

김준호 천운농협 조합장은 이번 공모 선정에 대한 소감을 묻자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곧이어 긴장모드에 돌입했다고 했다. 그는 “공모에 당선되고 나니 이제 또 앞으로 35억원을 활용해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지 두려워졌다”며 “그래도 직원과 조합원들과 함께 당당하게 극복해 나가겠다”고 웃었다.

화순 동면은 산이 많아 논보다 밭작물 비중이 높다. 화순 동면에만 42.8㏊에서 콩을 재배하고 있다. 그동안 원물만 생산해오다보니 농가소득도 미미했고 전국적으로도 알려지지 않았다.

김 조합장은 콩을 활용해 농가소득을 올리는 방안이 뭘까를 고민했다. 콩재배 농가를 위한 종합처리장을 유치한다면 양질의 콩을 생산할 수있고 제품판매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콩 선별장 조성으로 두부, 간장, 낫또제조·생산 등 6차산업 즉 농촌융복합산업으로 이어가게 됐으며 푼돈 수준의 소득을 만지던 농민들에게도 더 큰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화순 동면 들녘에서 서리태 콩 수확을 하고 있는 조합원. 김양배 기자
●콩 특등 ㎏당 4800원, 쌀보다 높아

현재 콩 특등이 ㎏당 4800원으로 쌀보다 높다. 여기에 화순군은 천운농협과 계약재배 후 수매할 경우 1000원을 보조금으로 얹어주고 있다. 조합원들이 마음놓고 콩농사를 짓도록 장려하고 있는 것. 콩도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콩나물용의 경우 ㎏당 8000원대인 반면 두부용은 ㎏당 5000원대다. 화순 동면에만 50㏊에서 콩을 재배하고 있으며 화순군 전역엔 150㏊에 이른다. 내년 콩 종합처리장이 준공되면 화순을 비롯해 보성·순천·고흥·구례·곡성 등에서 나오는 콩 물량이 1000톤 이상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콩 등 재배를 장려하는 데는 쌀생산을 줄이는 대신 콩 등 식량자급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식량수급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한번 부각되고 있다. 천운농협도 범국가적 시책에 맞춰 식량생산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가 주요 곡물 자급률을 위해 식량안보 정책을 펴는 것도 이같은 취지에서 비롯됐다. 콩에 대한 생산 장려와 논 타작물재배 단지를 집중 육성해 과잉 생산되는 쌀의 적정 생산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식량 자급률 제고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콩에 대한 자급률을 향상시키려는 게 정부 정책의 요지다.

●서면·현장·발표 평가·사업비 심의 통과

김준호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화순 동면=콩 재배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곧바로 실행에 옮겼으며 화순군과 전남도, 농식품부 담당자들을 만나며 구체화 해 나갔다. 지난 7월7일~9월22일 서면평가와 현장평가, 발표평가에 이어 사업비 심의까지 경쟁을 거친 끝에 본선에 진출한 7곳 중 3곳(화순군·충남 보령시·경북 예천군)이 선정됐으며 천운농협이 35억원의 사업비를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동안 정부가 식량안보 차원에서 콩 작물 생산 및 저변확대를 위해 논 타작물 직불금 등 유인책을 시행했지만 정작 지역에는 콩 선별 시설이 없어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했다. 이번 콩 종합처리장 신축 사업 대상으로 선정됨에 따라 콩을 선별, 가공, 저장하는 시설이 들어서게 됐으며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호 조합장 “조합원 농가소득 헌신”

김 조합장은 경영 전반을 지휘 하면서 선제적으로 지난 2021년부터 콩재배 면적 확대를 위해 재배기술 등 컨설팅에 앞장섰다. 농업인 교육과 콩작물까지 농작업 대행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전문생산단지조성에 노력해 왔다.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농업인의 실익향상을 위한 농작업대행 서비스와 친환경 육묘 생산·공급, 조생종벼 생산지원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화순지역 50%를 차지하는 친환경 유기벼 생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준호 조합장은 “그동안 농업은 단순한 먹거리 공급처로만 인식해왔지만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국제 곡물수급 난항 탓에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났다”며 “국민들 또한 농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있다. 농업인의 농가소득 향상과 범국가적 농정기조에 따른 사업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국민의 농협’을 기치로 내세운 천운농협이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위한 ‘비상의 날개’를 활짝 펼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기계화 작업을 통해 콩을 파종하고 있는 조합원.
콩 재배농가 대상 전문가 교육
화순=김선종 기자
박간재 기자 화순=김선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