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11-3>축제장 인파 몰리자 ‘경고등’… 달라진 인파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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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111-3>축제장 인파 몰리자 ‘경고등’… 달라진 인파관리
市 ‘충장축제’에 인파관리시스템
밀집상황 통보·인력 투입해 분산
모든 지자체 ‘24시간 재난상황실’
인파사고 예방·대응·수습 체계화
  • 입력 : 2023. 10.29(일) 18:42
  •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
제20회 광주 충장축제 퍼레이드가 지난 8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가운데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 광주 동구 제공
지난 8일 오후 6시께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충장로, 금남로 일원. ‘제20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충장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거리 퍼레이드가 열리면서 골목길 곳곳엔 인파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같은 시간 5·18민주광장 시계탑 앞에 설치된 광주 동구 ‘안전관리 현장 상황실’은 분주했다. 이곳에서는 광주시가 지원한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인파관리 시스템’을 통해 축제장의 인파 밀집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금남로, 충장로, 예술의 거리 등의 일부 구역에서 인파관리 시스템에 빨간색 경보등이 켜지자 상황실은 광주시·동구청·소방·경찰에 밀집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렸다. 현장에 투입된 인력들은 밀집된 골목길에 즉각 배치돼 인파들을 분산하고 혹시 모른 사고에 만전을 기했다.

지난해 159명의 희생자를 낸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달라진 지자체의 인파 관리 시스템이다.

광주시는 통신데이터 정보를 활용한 ‘실시간 인파관리 서비스’를 도입, 호남권 최초로 충장축제에서 시범 운영했다.

인파관리 서비스는 축제 참여인원의 실시간 통신인구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으로 통신사인 KT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해 인파 밀집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보해준다.

이날 KT 핸드폰의 위치를 파악해 집계된 축제 현장 내 인파는 2만5000명에 달했다. 이는 KT통신사 가입자만을 집계한 것으로 SK 등의 가입자까지 합산하면 현장에 모인 인파는 10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열린 충장축제는 방문객이 80만명에 달했지만 크고 작은 인파밀집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는 일상 속 재난과 위험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는 계기가 됐다. 인파사고도 사회재난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제2의 이태원 참사를 막기 위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을 통해 ‘인파 사고’를 재난안전법상 사회재난에 포함했다. 인파 사고도 다른 각종 재난처럼 사전 예방부터 대응, 수습까지 전반의 과정을 체계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규모 인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IT 기술을 활용한 ‘현장인파관리 시스템’도 구축했고, 광주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들이 도입하고 있다.

통신 기지국과 대중교통 데이터 등 유동인구 정보,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토대로 밀집도를 관찰해 위험이 감지되면 이를 소방·경찰에 알리고, 해당 지역민에게는 재난문자를 발송한다.

재난 발생 시 소방 외 경찰도 행정안전부와 지자체에 상황을 보고하고, 경찰·소방 간 긴급 공동대응 요청 시 반드시 현장을 확인하도록 한 점은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다.

2027년까지 전국 모든 기초 지자체에 ‘365일·24시간 재난상황실’을 운영하도록 하고, 모든 지자체 CCTV를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지능형’ CCTV로 교체하도록 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광주시는 31일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밀집이 예상되는 도심지 주요지역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광주시는 5개 자치구,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함께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충장로, 양림동, 상무지구 등 핼러윈 행락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 사전점검과 현장 순찰로 인파 밀집에 의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재난안전통신망(PS-Lte) 단말기를 활용해 경찰, 소방, 자치구 등 유관기관과 실시간으로 인파 상황을 공유하고,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인파밀집 예상지역에 대한 중점 관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정지역에 인파가 몰려 사고 등이 우려될 경우 동별 재난문자 발송을 통해 인파 해산을 유도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26일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시민의 안전한 일상은 광주다움의 완성이다. 이태원 참사와 더불어 광주가 겪었던 동구 학동 참사,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교훈삼아 시민의 생명, 안전을 최우선으로 안전행정을 꾸려야 한다”며 “안전을 위한 행정의 책임이 무겁다. 전 실·국에서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안전조치가 필요한 부분이 더 있는지 찾아보고 개선해가는 행정이 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성수 기자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