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시즌 내내 부상 악령…막판 스퍼트도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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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시즌 내내 부상 악령…막판 스퍼트도 무산됐다
KIA타이거즈 2023시즌 결산 - 호랑이 군단 왜 6위 그쳤나?⑤
시즌 초 나성범부터 부상 악령 시작
전반기 김도영·한승택·김선빈 이탈
막바지 승부처서는 박찬호부터
나성범·최형우·최원준 시즌 아웃
  • 입력 : 2023. 10.31(화) 16:48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투수 정해영이 지난 10월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다이노스와 홈경기에 구원 등판한 가운데 모자에 부상으로 이탈한 최원준과 최형우, 박찬호, 나성범의 번호를 표기한 채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는 시즌 초반부터 장정석 전 단장의 금품 요구 파문과 투수진의 부진 등 악재를 맞으며 초여름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6월 말 9위까지 추락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고 결국 목표를 우승에서 가을야구로 하향 조정했다.

김종국 감독과 선수단은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8월과 9월 사이 9연승을 달리며 반등에 성공했고, 5할 승률을 유지하며 3위에서 5위까지 오를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했다.

하지만 시즌 내내 KIA를 괴롭혔던 부상 악령이 시즌 막바지에는 더 심해졌다. 이미 시즌 초부터 나성범과 김도영, 김선빈, 황대인 등을 잃으며 완전체 가동 기간이 짧았던 상황에서 박찬호와 나성범, 최형우, 최원준이 줄줄이 시즌 아웃되며 동력을 상실했다.

사실 부상은 시즌 전부터 KIA의 고민거리였다. 필승조의 한 축이었던 장현식은 지난해 10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면서 4월 말 복귀가 예정된 상황이었고, 핵심 타자였던 나성범은 시즌 직전 WBC 출전 중 입은 종아리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IA타이거즈 나성범(오른쪽부터)과 최원준, 김도영이 지난 6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결국 투타에서 모두 구멍을 안은 채 시즌을 출발했지만 이후에도 부상은 계속됐다. 개막 두 경기 만에 김도영이 주루 과정에서 발가락이 골절되며 수술대에 올랐고 시즌의 절반을 내야와 외야의 핵심 선수를 잃은 채 버텨야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더 이상의 부상자 없이 봄이 지났지만 여름 들어 부상이 이어졌다. 6월 중순 한승택이 스윙 후 내복사근 미세 파열로 이탈했고, 김선빈도 수비 과정에서 타구에 손가락이 골절됐다. 6월 말에는 변우혁이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말소됐고, 7월 초에는 황대인이 주루 도중 햄스트링 부분 파열로 빠졌다.

이어지는 부상 속에서 KIA는 개막 3개월이 지난 뒤 제 전력을 갖췄다. 나성범과 김도영이 6월 말 복귀했고, 김선빈이 7월 초 돌아오면서 올스타 휴식기 직전에서야 온전히 1군 전력을 가동했다. 변우혁과 황대인이 빠진 1루 공백이 있긴 했으나 당시에는 군 전역 직후였던 최원준이 1루수를 소화하고 있었다.

제 전력을 갖춘 KIA는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김선빈이 1군 등록 직전이었던 7월 7일까지 승패 마진이 -5에 그치며 8위에 머물렀고, 2위와 10경기 차로 벌어졌지만 2개월 여가 지난 9월 10일에는 승패 마진을 +8까지 끌어올리며 4위에 올라섰고 2위를 2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의리가 8월 말과 9월 초 어깨 염증과 굳은살 벗겨짐으로 두 차례 휴식을 취했고, 산체스도 8월 말 우측 주관절 내측 측부 인대 부분 손상 및 충돌 증후군 증상으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음에도 이뤄낸 성과였다.

KIA타이거즈 선수단이 지난 10월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위즈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최형우와 나성범의 유니폼을 더그아웃에 걸어놓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하지만 9월 중순부터 KIA의 흐름은 완전히 끊겼다. 7월 초까지 KIA를 괴롭혔던 부상 악령이 더 강해져 돌아오면서다. KIA는 9월 중순 박찬호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손가락 인대가 손상됐고, 나성범은 햄스트링 손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어 최형우는 9월 말 좌측 쇄골 분쇄 골절 및 견쇄 관절 손상을 당하며 역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박찬호는 인대 손상에도 조기 복귀했으나 10월 초 사구에 맞아 왼쪽 척골 분쇄 골절을 당했고, 최원준은 10월 중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소집돼 훈련 도중 타구에 맞아 종아리 근막 및 근육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타선에서만 핵심 자원 네 명이 한꺼번에 이탈하니 하락세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KIA는 시즌 막바지까지 순위 싸움을 이어갔지만 끝내 6위에 머무르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5위와의 격차는 단 1경기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선수들이 다음 시즌을 정상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겨우내 재활에 집중하면 스프링캠프 합류가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이제는 재활뿐만 아니라 방지에도 충분한 투자가 필요해졌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