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화석에너지의 종말은 시대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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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화석에너지의 종말은 시대적 과제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 입력 : 2023. 11.27(월) 12:35
임낙평 전 의장
2년째 계속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에 더해 지난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가장 뜨거운 뉴스이다. 휴전이나 평화의 기미는 없어, 인류는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이렇듯 전쟁의 와중에서도 ‘기후위기’는 지구촌 최대의 관심사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그렇다. 매년 이즈음 유엔은 ‘기후위기와의 싸움’을 위해 초대형 국제회의를 개최해왔다. 며칠 후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 개최된다. 이 회의에는 200여개 국가 대표들을 포함, 2-3만 명의 참여, 치열한 협상과 토론을 두 주간(11, 30-12, 12) 진행할 예정이다.

NOAA(미국해양대기청)은 금년, ‘2023년이 인류 역사상 가장 무더운 해’라고 단정했다. 두 달이나 남아있는데도 말이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를 ‘지구열대화(Global Boiling)’로 표현하며, ‘인류가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고 경고 바도 있다. 그만큼 기후위기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여름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대홍수는 6,000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갔고, 선진국 캐나다의 대형 산불은 1,850만 ㏊의 산림을 테웠으며, 지금도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은 사상 초유의 대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 금년 한해 세계각처에서 기후위기가 초래한 각종 재난으로 바람잘 날이 없었다.

절박한 위기의 국면에서 COP28을 앞두고 국가 간 사전 협상이나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기관들이나 NGO들도 그들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난 10월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라는 권고문을 발표했다. 국제사회가 이번 회의에서 기후 위기대응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된다는 염원을 담았다. 지난 2015년에도 파리기후협정을 앞두고 ‘찬미 받으소서’라는 교황 기후회칙을 발표했었다. 86세 고령의 교황은 며칠 후, COP28에 직접 참석, 각국의 지도자들에게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유엔 역사상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회의의 주요 쟁점은 파리협정 섭씨 1.5도 온난화 사수, 화석에너지 퇴출, 재생에너지 확충, 기후재정확충 등이다. ‘1.5도 사수’는 파리협정에서 약속한 세기말까지 산업혁명이전 대비 지구평균 온도의 상승을 1.5도 아래도 유지해야 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1.1도 상승했으나 향후 0.4도 상승 이내에서 억제하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세계는 ‘2030년 50% 온실가스감축, 2050 탄소제로’로 가야한다. 모든 나라라 이를 자국의 기후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파리협정의 규정상 후퇴할 수는 없다.

기후위기의 주범인 화석에너지 퇴출(Phasing Out) 여부가 가장 뜨거운 쟁점이다. 석탄은 2030년대, 석유 가스는 2040년대 지구에서 추방하자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퇴출 혹은 단계적 감축(Phasing Down)을 두고 논쟁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들은 Out이나 Down도 싫어한다. 유럽연합(EU)과 80여개 국가들은 화석에너지로부터의 해방이 가능하다며 퇴출을 주장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충과 관련, 지난 9월 G20 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늘리고, 에너지 효율성을 2배로 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도 각국 정부의 정책적 의미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퇴출되는 화석에너지를 재생에너지가 대신하고, 그래야만 1.5도 사수도 가능하는 논리다. 개도국이나 더 가난한 나라들의 기후적응과 기후재난 피해를 지원하고, 재생에너지 확충을 돕는데 잘사는 나라들의 재정지원은 필수적이다. 오는 12월 중순, 폐막식에서 이런 쟁점들에 대한 최종적 결과가 나올 것이다.

과연 화석에너지 종말에 대해 어떤 결론이 도출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한국의 기후정책은 국제적으로 ‘매우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COP28을 계기로 우리도 1.5도 사수와 2030년 50% 감축과 3배의 재생에너지 확충 등을 담은 획기적 기후정책을 가져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 화석에너지 종말은 시대적 과제이다. 2030년이면 향후 7년, 페스트 트랙(Fast Treck)에 태워서 달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