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16-2>‘새벽시장부터 피로연까지’… “24시간이 부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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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116-2>‘새벽시장부터 피로연까지’… “24시간이 부족해요”
총선 출마 예정자의 하루
예비후보 등록 앞두고 강행군
하루 평균 7~9개씩 일정 소화
“현장 격려·조언 들으면 힘 나”
경쟁자와 만나면 반갑게 인사
  • 입력 : 2023. 12.10(일) 18:22
  • 글·사진=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지난 8일 김영미 동신대 교수 겸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위 부위원장이 지역구 유권자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제22대 총선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광주·전남지역 예비 후보자들이 분주한 하루를 보내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광주·전남은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어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은 본 선거만큼이나 고군분투하고 있다.

예비후보자 등록을 나흘 앞둔 지난 8일,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영미(44) 동신대 교수 겸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위 부위원장은 영광굴비골시장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이른 아침부터 북적이는 시장 한복판에서 일일이 상인들을 찾아 다니며 인사를 건네고 악수를 청했다.

“경기가 어려워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는 상인들의 하소연에 김 교수는 “소상공인도 잘 살 수 있도록 제가 힘쓰겠다”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한 시간가량 시장 곳곳을 누빈 김 교수는 곧바로 함평으로 향했다. 지역 단체에서 워크숍을 떠나는 이들을 배웅하기 위해서였다. 버스 입구에 선 그는 버스에 오르는 탑승객마다 “김영미입니다. 즐거운 연수되십시오”라며 인사를 건넸다.

담양·함평·영광·장성군 등 4개 군을 오가는 강행군이 이어진지 이날로 수개월째. 김 교수는 매일 오전 6시에 눈을 떠 하루 평균 7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역구 범위가 넓다 보니 하루 차량 이동시간만 3~4시간에 달한다.
지난 8일 김영미 동신대 교수 겸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위 부위원장이 함평군 새마을지도자대회를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어 담양군 대덕면 주민자치회에 참석한 김 교수는 주민들과 함께 지역 현안에 대해 토론을 나눴다. 숨돌릴 틈도 없이 광주-담양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함평군 새마을지도자대회를 찾은 그는 초록 조끼를 입은 주민들 한 명 한 명에게 명함을 전하며 안부를 물었다. “김영미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인사에 몇몇 주민들은 “이것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 아니냐”며 가득 싼 보쌈을 입에 넣어주기도 했다.

점심을 챙기기도 전에 4개의 일정을 소화한 그는 지인의 결혼식 피로연 참석을 위해 영광으로 향했다. 피로연장에서도 ‘얼굴 알리기’는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쉬지 않고 인사하는 김 교수에게 “젊은 사람이니까 힘 있게 잘 해보라”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항상 격려의 말만 듣는 것은 아니다.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 농축수산업이 밀집된 만큼 양곡관리법, 럼피스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일련의 이슈들로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돼 쓴소리를 날리는 주민들도 많아졌다.

김 교수는 “격려의 말을 건네주시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조언을 주시는 분들의 모든 말 역시 자양분이 된다”며 “그런 말을 들을수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일정은 오후 9시까지 이어졌다. 영광군 청년 창업농 임대농업 개소식, 영광군 주민간담회, 함평군 어르신 간담회 등 총 9개의 일정 속에서 김 교수는 이날 500여명의 유권자를 만났다.

지난 8일 오경훈 이재명의 기본사회연구소 소장이 남구 주월동 관내 경로당을 방문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광주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 후보자의 하루도 만만치 않다. 내년 총선 광주 동남갑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이재명의 기본사회연구소’ 오경훈 소장도 매일이 분주하다.

같은 날 오전 5시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그는 사무실에 출근해 가장 먼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한 홍보부터 챙겼다. 저비용 고효율의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SNS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

오 소장은 “사당오락(四當五落)이라는 말이 비단 시험에서만 통용되는 말이 아님을 요즘 실감하고 있다”며 “일정이 하나 늘수록 만날 수 있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하면 1분1초라도 빨리 하루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전 9시30분에는 겨울철 대표 행사라 할 수 있는 김장행사에 참석했다. 지역 자생단체 회원들과의 만남의 장인 만큼 빠질 수 없는 주요 행사 중 하나다. 김장을 마친 그는 지역구에서 활동 중인 청년활동가와 마을활동가를 만나 지역 현안과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진 일정은 남구장애인증진대회. 행사에는 오 소장을 비롯, 노형욱 전 국토부장관 등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어색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행사장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반갑게 인사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행사를 마친 오 소장은 곧장 경로당으로 향했다. 일행들과 함께 큰절을 올린 오 소장이 “‘500만원 천세축하금’ 받으실 때까지 오래오래 사셔야 한다”고 말하자 어르신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는 10분 남짓 짧은 시간에도 오 소장은 지인들과 통화하며 유세를 이어갔다. 이어 관내 주민총회와 트리 점등식에 참석해 인사와 함께 명함을 전달했다. 명함을 건네받은 일부 시민들이 다른 후보자들과 헷갈려 하자 그는 “예비후보자 중 오씨는 저 하나다. 잊지말아주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 소장은 “하루에 10여개의 행사를 하다 보면 타 예비 후보자들과 동선이 절반 이상 겹치곤 한다”며 “처음엔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반갑고, 안 보이면 왜 안 오셨을까 궁금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 소장은 선거 전략 회의와 송년회, 동문회, 장례식장 방문 등 총 11개의 일정을 소화한 후 늦은 밤에야 집으로 귀가했다.

오경훈 이재명의 기본사회연구소 소장이 주월2동 트리점등식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글·사진=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