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바꾼 일상… 미래를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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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챗GPT’가 바꾼 일상… 미래를 대비하라
●전남일보 선정 2023년 키워드
최초로 ‘네이처10’ 비인간 선정
방대한 자료 수집·재창조 혁신
가찌뉴스 악용 사례 등 부작용
  • 입력 : 2023. 12.28(목) 18:02
  • 최황지 기자
생성형AI 챗GPT와 오픈AI의 로고. 뉴시스
코로나19만큼이나 일상 곳곳의 변화를 부른 올해 화제의 사건은 단연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상용화였다. 올해 생성형 AI 돌풍의 중심엔 챗GPT가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가 한해 세계 과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을 선정하는 ‘네이처10’에 챗GPT가 선정된 것도 올해의 가장 큰 변화를 챗GPT가 주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네이처10이 비인간을 선정한 것은 역대 최초다.

네이처는 “챗GPT는 사람이 아니어서 ‘네이처10’에 맞지 않지만, 생성형 AI가 과학 발전과 진보를 심오한 방식으로 변화시킨 점을 인정해 포함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네이처10에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수석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도 함께 선정됐다. 챗GPT를 뒷받침할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한 공로다.

올해 챗GPT는 등장부터 압도적이었다. 서비스 시작 하루만에 이용자 1000만명을 가뿐히 넘겼다. 챗GPT는 논문, 기사, 번역 등 사용자가 원하는 포맷을 바탕으로 방대한 자료들을 재구성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본보는 지난 6월21일자 지면을 통해 광주 군공항 이전을 위한 광주시장, 전남지사, 무안군수의 역할을 각각 물었다. 챗GPT는 단 몇 초만에 “광주 군공항을 이전해야 하는 광주시장, 광주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무안군수, 광주 군공항을 무안군에 이전시키고 싶은 전남도지사의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적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와 협력이다”며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해진 답변만 반복하던 답답한 기존 챗봇들과 달리 챗GPT는 마치 살아있는 인간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인간의 고유한 영역인 ‘창작’까지 챗GPT가 해내면서 인간은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광주·전남 지자체도 챗GPT의 등장 초기부터 큰 관심을 쏟았다.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시는 챗GPT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생성형 AI기술을 활용한 행정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노력했다. 전남도에서도 챗GPT의 유료 계정을 전공무원에게 공유하면서 자유롭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데 실질적으로 활용했다. 기초 지자체에서도 챗GPT를 행정에 접목하기 위해 직원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챗GPT 따라잡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생성형 AI의 극초기 시장단계로 만만찮은 혼란도 예상된다. 내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챗GPT 등 생성형 AI를 악용한 가짜뉴스와의 전쟁은 당장 코앞으로 다가왔다. 생성형 AI의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해선 제도 개선과 규제 논의가 서둘러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AI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가짜 영상·음성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선동하고 조작하는 허위정보가 공정한 선거경쟁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같은 주장에 따라 최근 국회에서는 특정 인물의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등 AI기술을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규제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재석 184인 중 찬성 184인, 재석 인원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이다.

생성형 AI에 대한 유통 규제 역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생성형 AI기술은 학습된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하기 때문에 그것이 누구의 소유인지, 누구에게 저작권이 있는지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 때문에 소셜미디어 상에 실시간으로 업로드되는 생성형 AI가 제작한 가짜뉴스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감시망 확충이 필요하다.

빠르게 발전하는 생성형AI 기술에 의한 디지털 정보 격차 역시 해결해야할 숙제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촉발된 디지털 정보 격차는 갈수록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생성형AI기술이 발전할 수록 대다수 직무에서도 고용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일례로 국내에서도 한 시중은행의 콜센터 비정규직 상담사들은 AI 상담 서비스 도입 여파로 대량 해고를 통보받아 논란이 된 사례도 있다. 스스로 자료를 찾아 학습하고, 재창조하는 생성형AI의 상용화 원년이 지났다. 2024년, 우리 사회는 생성형 AI에 얼마나 유연하고 빠르게 대처할 것인가.
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