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이낙연, 광주서 신당 공식화… 지역 민심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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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전남일보]이낙연, 광주서 신당 공식화… 지역 민심 ‘싸늘’
5·18묘지 참배… 이번주 탈당 예고
“양당 독점 구도가 국가 질식시켜”
이준석·금태섭과 합당 가능성 시사
  • 입력 : 2024. 01.07(일) 18:23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헌화 분향 후 참배단 앞에서 무릎꿇고 참배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김양배 기자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이번 주 중 탈당을 예고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광주·전남 지역민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미미해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7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무명 열사와 민주화 운동가 나병식 열사의 묘역 등을 참배했다. 이 전 대표는 참배 중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탈당 및 신당 창당에 대해 “저도 거취에 대해서는 분명히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동지들과 약간 상의할 문제가 있다”며 “제 짐작으로는 이번 주 후반에는 제가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가 대한민국을 질식하게 하고 있다”며 “양당 모두 싫다는 분들에게 선택지를 드리고 함께하도록 하는 것이고 이는 야권의 재건과 확대 작업”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나 금태섭 전 의원 신당과의 합당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낙석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조어(낙석·落石)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받아들이기 싫다”며 “지금은 그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현역 의원들의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츰 드러날 것”이라면서도 “정치인의 거취는 남이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야권 통합’ 당부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속화되며 민주당 분열 역시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 전 대통령은 ‘젊은 당신들이 나서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라’고 신신당부했다”며 “그의 유지에 따른 야권 대통합으로 끝내 정권 교체를 해낼 수 있었지만 오늘 우리는 김 전 대통령 앞에서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또 다른 발언을 거론하며 반박했다.

그는 “어제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씀했다”며 “지금의 정치가 희망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고 말씀하셨다”며 “정치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악의 편에 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의사를 확실히 밝혔지만, 이 상황을 지켜보는 광주·전남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본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6~29일 광주 6곳(동남갑·동남을·서구갑·서구을·북구을·광산갑)과 전남 2곳(고흥·보성·장흥·강진, 해남·완도·진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4043명을 대상으로 ‘신당 투표 의향’을 조사한 결과 ‘없다’라고 답한 유권자가 6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있다’고 답한 이들은 28%, ‘모름/무응답’은 5%였다.

싸늘한 지역 여론 속에 친이낙연계 의원들조차 신당 합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 내 부정적인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이 전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오영훈 제주지사와 민주당 초선 이병훈 의원 등은 이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해남·진도·완도에 총선 출사표를 던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김대중 정신과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방향도 잘못이고 문제 해결 능력도 없는 그러한 창당은 절대 하지 말아야 된다, 마지막까지 이렇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