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KIA, 시즌 앞두고 돌발 악재…김종국 감독 교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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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KIA, 시즌 앞두고 돌발 악재…김종국 감독 교체 불가피
서울중앙지검 구속영장 청구
장정석 전 단장도 함께 심사
KIA “거취 당장 결정 어려워”
  • 입력 : 2024. 01.29(월) 17:22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김종국 KIA타이거즈 감독(오른쪽)이 지난 2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장정석 전 단장 역시 오는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KIA타이거즈 제공
스프링 캠프 출발 직전 KIA타이거즈에 핵폭탄급 악재가 터졌다. 지난 28일 김종국 감독의 금품 수수 관련 검찰 수사 사실이 알려지며 직무 정지 조치가 내려진지 하루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사령탑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는 지난 2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김종국 감독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4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의뢰한 장정석 전 단장의 금품 요구 의혹과 관련 피해자 조사와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수사 과정에서 김 감독의 혐의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의 검찰 수사로 인한 직무 정지 소식이 알려지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구속영장까지 청구되면서 KIA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당초 KIA는 수사 상황을 지켜본 후 김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공백 장기화가 현실화되면서 원점 검토가 불가피해졌다.

당장 감독 대행이 된 진갑용 수석 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다음 달 1일부터 스프링 캠프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코칭스태프는 선수단보다 하루 앞서 호주 캔버라로 떠나는 상황이었는데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구단 버스에서 김 감독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접했다.

코칭스태프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수습은 남은 이들의 몫이다. 사령탑과 관련해 구단이 확실한 결정을 내놓기 전까지는 진갑용 감독 대행과 코칭스태프들이 힘을 모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심재학 단장 역시 이런 상황에서 코칭스태프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출국 직전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긴급 회의를 주재한 심 단장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최준영 대표이사의 결단이다. 김 감독의 거취는 최고 책임자인 최 대표이사의 판단에 달려있다. 시기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소방수 역할을 맡을만한 후보군을 추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지만 가장 확실한 카드는 감독 교체다.

김 감독이 금품 수수와 관련해 장 전 단장과 엮여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구단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고, 검찰 수사 진행을 숨겨왔다는 것에서 더 큰 문제이기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KBO 역시 이를 심각한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2023 KBO 규약 제151조에 따르면 횡령, 배임 등 경제 범죄를 저지른 경우 1개월 이상 참가 활동 정지나 30경기 이상 출장 정지 또는 300만원 이상 제재금이 주어지는데 10일 이내 소속 구단 또는 KBO에 신고하지 않을 경우 가중 제재한다는 항목이 있다.

김 감독의 경우 이미 지난 24일 구속영장이 청구돼 관련 사실을 인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구단은 자진 신고가 아닌 제보를 통해 검찰 수사 사실을 확인했다. 구단과 면담에서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며 결백을 주장해 사건 은폐로도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다.

KIA 구단은 영장실질심사 등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재학 단장은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현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가 직무 정지”라며 “코칭스태프들과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감독 거취는 당장 결정될 사항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김 감독의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 KIA타이거즈 홈페이지 ‘호랑이 사랑방’에는 구단의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 팬은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는데 경질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 설사 무죄가 되더라도 감독 수행을 잘할 수 있겠냐?”는 글을 올리며 경질을 촉구했고, 다른 팬 역시 “김종국 감독을 즉시 파면하고 팬들 자존심에 상처를 준 죄를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